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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에서 매운맛 4단계를 주문해 보았다.

by 낭시댁 2023. 8. 21.

나는 요즘 한국인 동생과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점심을 먹거나 까페에 간다. (낭시 거주하시는 한국인 멤버를 모집합니다! 성별나이불문입니다!)

 

한국어로 실컷 수다를 떨수 있는 이 시간이 우리는 너무 즐겁다. 둘이서 관광객이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말이다. 

오늘 우리는 태국 식당을 찾았다. 파타이를 오랜만에 먹게 되는구나!! 

고분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인데 체인인듯 하다. 

우리가 도착했을땐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금방 손님들이 들어찼다. 

모든 메뉴의 가격이 13.90유로로 통일이었다. 환율이 올라서 우리돈 2만원이나 되네!

프랑스인 여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다. 

 

"저는 새우 파타이주세요." 

 

"맵기는 어떻게 해 드릴까요? 0부터 3단계까지 있어요." 

 

나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3단계로 해주세요. 4단계도 괜찮고요." 

 

그녀는 웃으며 알겠다고 말했다. 

 

원래 파타이는 매운맛이 아닌데, 한국인으로서 맵기를 고르라고 하니 아무 생각없이 제일 매운맛으로 고르게 되네... 

 

전체요리로 주문한 넴과 새우튀김이 먼저 나왔다. 

 

둘다 엄청 맛있었다! 정말 인정! 

 

음료로 주문한 복숭아 아이스티를 마시며 수다를 떨다보니 메인 요리가 나왔다. 

그런데... 이거 파타이가 맞나요...? 

 

투박한 고춧가루가 수북하게 덮여있어서 형체를 알아보기가 어렵다. 

 

아... 

 

고춧가루의 절반은 고추씨인것 같은데, 이 고추씨가 너무나 단단해서 씹기가 어려웠다... 

이런 고추씨를 마구 뿌려주는줄 알았다면 그냥 맵기는 0으로 했어야 했다. 깊은 후회... 

 

결국 새우만 골라먹고, 면은 거의 다 남겼다. 사랑니너머에ㅋ 단단한 고추씨가 자꾸 박혀서 도저히 씹기가 어려웠다. (고춧가루가 신선한 느낌이 아니고 매운맛도 별로 없는데다 그냥 텁텁한 느낌... 쩐내라고 하나 아무튼 향도 별로였다...)

 

내가 웬만하면 먹는걸 남기지 않는 사람인데... 

 

나중에 그릇을 치우러온 여직원이 나에게 물었다. 

 

"포장해드릴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내가 음식을 낭비하다니... 하지만 이건 집에 가져가도 못먹겠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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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 함께 광장 테라스에 가서 빠나셰를 한잔씩 마셨다. 

 

"빠나셰는 복숭아 아이스티와 맥주를 섞은거야. 알콜도수도 가벼운데다 나처럼 달달한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딱이지." 

 

내 말에 동생도 똑같은걸로 시켰다. 

아 바로 이거지. 프랑스에 사는 여유 말이다ㅋ 

 

산책삼아 강변을 따라 동생네 집까지 바래다 주고 그 앞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파타이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프랑스에서 제대로 된 매운맛을 기대한 내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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