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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처음 간 프랑스 수영장에서 내가 여러번 놀랜 이유

by 낭시댁 2023. 2. 12.

기다리고 기다리던 학교 수영장이 드디어 개장을 했다!! 

 

수영 무료 강습도 있고 자유 수영 일정도 있는데 자유 수영은 점심시간에만 있어서 어렵고 나와 카자흐스탄 친구는 저녁 6시반부터 있는 레벨3반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반은 자유형, 배영, 평형까지를 마스터한 사람들을 위한 반이라고 사이트에 적혀 있었다. 

 

"나 태국살때는 거의 매일 10바퀴씩 수영했는데... 수영 안한지 4년도 넘은거같아..."

 

"나는 낭시에 와서도 작년까지는 수영장에 다녔었어. 대신에 호흡이 짧아서 오래는 못해... 오늘 첫날이니까 우리 한시간만 하고 나오는게 어때?"

 

그렇게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수영장으로 갔다.  

 

수영장에 들어가서 학생증 바코드를 찍고 나서 안내요원에게 우리는 처음 왔다고 말했더니 그녀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설명을 해줬다.

 

"여기서부터는 신발을 벗어야 하고요, 빈 탈의실에 들어가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소지품을 모두 챙겨서, 저 뒤로 가면 락커가 있어요. 거기에다 소지품 넣고 조금 더 가면 샤워실이랑 수영장이 보일거예요."

 

 

음...

 

수영복을 입은 후에 샤워를 한다고?

 

아 일단 신발먼저 벗자.

 

바닥이 너무나 차가운데 내 친구는 집에서 슬리퍼까지 챙겨왔다.

 

코딱지만한 탈의실에서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후 (겨울옷이라 챙길게 너무 많다) 옷과 소지품을 모두 챙겨서 더 코딱지만한 락커에 구겨넣은 후 샤워용품만 가지고 샤워실에 갔다. 그런데 샤워는 아무도 안하나봐...? 완전 텅 비어있음 ㅡㅡ;

특히나 수영모까지 착용한 상태로 샤워를 하니 머리를 감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봐야 하는건가... 

 

안내요원들도 수영모 착용여부만 강조하고 누구하나 샤워를 하건 말건 전혀 마음쓰지 않았다. 흔한 안내문구도 없음... (심지어 수영이 끝나고 샤워실로 돌아올때는 어느쪽이 여성칸인지 표시가 없어서 내가 얼음처럼 한가운데에 가만히 서 있었더니 강사가 와서 알려줬다.)  

 

아무튼 대충(?) 샤워를 끝낸 우리는 발을 헹구는 목적인 듯한 얕을 물을 잘박잘박 밟고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사진 출처: 학교 사이트에서 퍼옴

 

수영장에 발이 닿질 않는다! 

 

어디로 가야 하나 두리번 거리다가 일단 친구를 따라 맨 끝 레일로 갔다. 바로 수영을 시작하는 친구를 보며 무턱대고 물에 들어갔는데 헐 발이 안닿자나........!! 😱😱😱

 

그래도 모양 빠지기는 싫어서 놀랜 가슴을 진정시키고 수영을 시작했다. 

 

25m가 이렇게 길었던가... 

 

너무 오랜만에 수영을 했더니 숨이 금방 차오르는데 발이 안닿으니 중간에 쉴수도 없다. 죽지않으려고 끝까지 갔다. 맨 끝에 도달했을때 난간에 매달리려고 팔을 뻗었는데 왜 아무것도 안잡히는거야... 😱 수영장 양끝 난간이 너무 높아서 손으로 잡기가 힘들다...  ㅠ.ㅠ 

 

아무튼 나는 반바퀴 도착할 때마다 쉬고, 힘들때는 배영하는 척 가만히 떠있으면서 어찌저찌 수영을 이어갔다.

사진 출처: 학교 사이트에서 퍼옴

 

그래도 강사는 잘 생겼다. 

 

강습은 따로 없고 앞에 화이트 보드에 미션이 아주 많이많이 적혀 있었다. 두시간동안 완수하라는... 그리고 강사는 어슬렁어슬렁 다니면서 혹시 조언이 필요한 사람이 없는지 살피고 있었다. 

 

"저쪽에도 똑같이 깊나요?"

 

"네 똑같아요, 요 앞은 2미터고 뒤쪽은 3.9미터까지 점점 깊어져요."

 

"초보레일도 다 똑같이 깊다고요??"

 

"네 그럼요."

 

친절한 미소를 가진 미남 강사였다. 힘들어 죽을것 같았지만 남자 외모는 눈에 들어옴... 대화를 좀 더 나눠보자... 

 

"여기 적힌거대로 하는거였어요? 저는 그거도 모르고 맘대로 했네요. 사실 제가 여기 적힌걸 잘 이해하지를 못했거든요." 

 

"문제 없어요. 하지만 시도해 보고 싶다면 여기 적힌걸 제가 설명해 드릴수도 있어요." 

 

"고맙지만 오늘은 충분한것 같아요. 제가 지금 죽을것 같거든요." 

 

"하하하 다음번에는 저한테 물어보세요." 

 

아무렴 그래야지요...  

 

나는 쉬어가며 10바퀴를 겨우 채웠는데, 그 사이 내 친구는 마치 돌고래처럼 20바퀴를 돌았다. 

 

 

헤어 드라이기가  없음  

수영후 샤워를 하는데 어차피 수영복을 입은 상태니 제대로된 샤워는 어렵고 대신 세수하고 머리는 제대로 감았다. 따뜻한 물이 나오다가 찬물이 갑자기 나와서 우리는 둘다 비명을 여러번 질렀다. 

그리고 우리는 물에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말아쥐고 어디에서 머리를 말리나 두리번 거리며 찾아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대충 털고 나감... 밖에 0도였는데... (사실 샴푸하면서 머리 감는 사람도 우리 뿐인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우리는 머리가 젖은채로 트램역까지 그 추운 밤거리를 걸어야만 했다. 

 

 

젖은 머리로 집에 돌아온 나는 자서방한테 신나게 경험담을 풀었다. 

 

"초보레일도 똑같이 발이 안닿는 깊이라니 이게 말이 돼?" 

 

"음... 프랑스인들은 진짜 수영을 할 줄 알거든. (씨익)

 

내가 하는거는 가짜 수영이냐...

 

자서방은 내가 스노클링을 할때마다 구명조끼를 굳이 입는걸 보고 항상 놀렸다. 스쿠버다이빙도 하고 수영도 할 줄 알면서 왜 물을 무서워하냐고 말이다. 나도 깊은 물에 가만히 앉은 자세로 떠있는거 가르쳐 달라고 하면 자기는 초등학교때 저절로 습득한거라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단다. 오히려 '그걸 왜 모르는거지'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봄... 😐😐

 

 

잘생긴 강사는 가르쳐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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