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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태국

여행중에 만난 외사친들과의 재미있는 추억들

by 요용 🌈 2017. 11. 25.

여행의 가장 큰 묘미중 하나는 처음 만나는 인연들이 아닐까한다. 

주변사람들은 내가 굉장히 사교적인줄 알지만 나도 처음보는 사람들앞에서는 쭈삣거릴때도 많고 특히 여행중에는 누구의 방해없이 혼자 있고 싶을때도 많기때문에 낯선이에게 먼저 다가가는 편이 아니다. 이번 치앙마이 여행중에는 나에게 먼저 다가와준 이들과 친구가 돼서 숙소를 옮겨다닐때마다 항상 심심하지 않게 어울려 다닐수가 있어서 참 행운이었다. 

 

특히 마지막 숙소에서 만난 친구들이 가장 재미있었고 기억에 남는다. 

사교성이 좋은 동갑 여행남이 해당 숙소의 단골이자 장기투숙객들을 저녁마다 한데 모아서 저녁을 같이 먹기도 하고 집앞에 빠에 가거나 포켓볼도 치고 돌아와서 숙소에서 한잔 더 하기도 하면서 며칠간 절친이 되었다. 

 

 

 

함께한지 7년되었다는 미국인 커플과 (아담과 시드니) 성정체성이 살짝 의심(?)스럽지만 너무도 순수한 이스라엘 아저씨(길) 그리고 나와 한국인 장기 여행자 이렇게가 주요 멤버였다. 그중 미국인 커플들과의 대화가 너무도 재미있었다. 

 

"한국에서도 결혼할때 미국처럼 남자가 미리 여자네 부모님 찾아가서 결혼 허락받고 그래?"

헐~ 아담이 이 질문을 했을때 깜짝 놀랬다. 그건 미국보단 한국스러운 질문인것 같은데? 난 사실 자서방이 한국에 가족들에게 처음 인사올때 너무 긴장하거나 신경쓰지 말라고 이미 결혼 허락은 받은거니까 맘 편히 인사나 하라고 했었는데... 서양사람들도 여자네 부모님한테 결혼 허락받을때 엄청 긴장한다는 얘길 들으니 너무 새롭더라.. 시드니가 하는말 

"아담이 우리집 처음 왔을때 얼마나 긴장했었다구~ 근데 그게 벌써 몇년전이지? 왜 아직 내 손가락에는 반지도 없는거야?"   

"프로포즈 반지는 가격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냥 마음이 중요한거야. 그러니 너무 미루면서 애태우지좀 말라구" 

시드니가 아담을 보채기 시작했다. 

"가격이 안중요한거면 진작 말하지. 내일 차이나타운가서 옥반지 하나 큰걸로 해줄게"

"아니.. 그런 큰거 말고.. 왜 심플한거 있잖아... 반짝이는거..."

이렇게 단순남일줄이야 ㅎㅎ 보다못한 내가 옆에서 거들었다. 

"아담, 시드니가 말하는 심플은 옥반지말고 ㅎㅎ 왜 가운데 딱 하나만 심플하게 반짝이는거... ㅎㅎ 가격이 중요한건 아닌데 그래도 나중에 시드니가 친구들사이에서 아담이 사랑의 증표로 준거야 하고 자랑하는 모습을 미리 생각해봐야지ㅎㅎ"

시드니가 매우 고마워했고 아담은 이제야 알겠다며 진작에 정확히좀 말해주지 그랬냐며 말끝을 흐린다. 대신에 7년 기다렸으니까 3년 더 기다리라고- 

아담이 길을 쳐다보면서 화제좀 돌리게 좀 도와달라고 했더니 길은 자기가 도와줄 분야가 아닌것 같다며 외면해 버려서 다같이 웃었다.  그러다가 나중에 길이 아담에게 한마디를 보탰다. 

"아담 넌 지금 시드니의 기대치를 너무 높여버렸어.. 열심히 벌어야겠다. 굿럭 친구"

 

 

"한국여자들 다니면서 많이 봤는데 다들 하나같이 화난 표정이던데 왜 그런거야? 안무서운 한국여자 니가 처음이야

길이 말했다. "엥? 한국여자들이 다 그렇게 무서워보였어? 뭐.. 나도 무표정은 무서워보인다는 말 많이 들어. 그래서 일부러 웃을라구 ㅎㅎ 근데 한국여자들 안무서워~ 다 나이스하다구~" 

 

 

 

하루는 다같이 미소네 식당에 고기부페를 먹으러 갔다. 길은 불판을 보자마자 

"이걸 우리가 직접 요리해야 한다고? 맙소사.." 하며 당황스러워했다. 

"걱정마 내가 다 구워줄게 넌 그냥 먹어" 

 다들 너무 맛있게 먹었다. 특히 시드니는 마늘도 불판에 구워서 어찌나 야무지게 쌈에 넣어 먹던지 보는 내가 다 흐뭇했다. 

역시 고기굽는 불판을 처음보는 외국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하다 ㅎ

 

마지막날 저녁에 숙소에 돌아와서 다같이 마셨던 생솜. 저기에 탄산수와 얼음을 섞어서 마셨다. 

처음 먹어봤는데 나쁘지 않았다. 특히 배불러서 무거운 느낌의 맥주보다 좋았다. 

하루만 더 있다 가라며 다음날은 숙소에서 바베큐파티를 하자고 하는데 정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남편이 있는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시드니와 아담은 그다음날 꼬리뻬로 간다고 했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섬이라고 했더니 실제 거길 다녀온 사람을 처음 만난거라며 신나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대로 다 알려주었다. 어찌나 예습을 철저히 하던지 그냥 나머지는 일단 가서 보라고 했다 ㅎ

 

자서방한테 그날저녁에 우리 숙소에 있는 미국인 커플이 내일 꼬리뻬에 간다더라고 너무 부럽다고 했더니 "우리가 거기에 벌써 세번이나 갔다왔는데 처음가는 사람들이 부럽냐"고 한다. 응 부럽다. 처음 갔을때 그 감격은 다신 못느낄테니까 말이지~ 

그 친구들은 매년 치앙마이를 가서 같은 숙소에서 항상 머문다고 하며 내년에 또 우연히 만나자고 약속아닌 약속을 했다. ㅎㅎ 

동무들 모두 그때까지 건강하시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