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친구와 영국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셋이 모였다.
이제 21살이 된 영국친구는 여전히 나보다 더 어른스럽고 성숙해보였다. 항상 웃는 얼굴이라 볼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 나도 배워야지 매번 다짐을 하게 된다.
우리는 시내 일식(이라고 쓰고 중식이라 읽는다) 부페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번에는 식사를 딱 3접시로 끝내고 디저트를 3접시나 먹었다 😆 항상 디저트를 원없이 못먹어서 아쉬웠던 것이다.
슈가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다가 아이스크림은 조금밖에 못먹었다.
"우리 배부르니까 시내나가서 좀 걷자."
"낭시 아쿠아리움 가봤어? 학생증이 있거나 26세 미만이면 무료입장이거든. 거기 한번 가볼까?"
오 좋지!! 공짜면 무조건 가야지.
아쿠아리움은 스타니슬라스 광장 바로 옆에 있었다.
방학이라 그런지 줄이 엄청 길어서 좀 놀랐다.
입장료는 5.80유로지만 우리는 학생증 덕분에 무료라고 한다. 학생증으로 누릴수 있는건 다 누려야지. 곧 사라질 신분이라...
그런데 직원한분이 우리를 보더니 물었다.
"학생이신가요?"
나는 "네" 라고 대답하는 동시에 가방에서 학생증을 주섬주섬 찾고 있었는데 그분이
"그럼 이쪽으로 바로 들어오세요." 라며 곧바로 들여보내주셨다!!!
오잉...
마흔 넘어서 학생이냐는 질문을 받다니 기분이 완전 좋았다. 물론 옆에 젊은 친구들덕분이겠지만.
"우리가 학생인걸 어떻게 아셨을까?"
"안그래도 나도 지금 그 생각중이었어."
서른살의 필리핀 친구도 기분이 좋은지 웃으며 대답했다.
아쿠아리움에는 짜잘한 물고기들 뿐이라 크게 볼거리는 없었다. 어린이들을 위한 수조관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꽤 재미있게 감상했다. 어린아이들이 물고기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손을 흔드는 모습도 너무 재미있었다.
스폰지밥 친구들처럼 생긴 물고기들도 많았다. 아 뚱이도 있었네-
1층 아쿠아리움을 모두 둘러본 후 2층으로 올라갔더니 이곳에는 박제된 육상동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호랑이나 곰등 없는 동물이 없을정도로 다양했다.
너무 생생해서 눈을 못마주치겠네;;
마다가스카르 친구들도 한자리에...
새들도 있고 커다란 뱀이나 바다 생물들도 많았다.
죽어서도 전시되고 있는 동물들이 가엾기는 하지만, 옆에 어린이들이 넋을 놓고 구경하는 모습을 보니 또 유익한듯도 했다. (아이들이 진심으로 즐거워하는게 보였다.)
친구들도 동물들이 불쌍하다고 말했는데, 갑각류를 발견했을때는 우리 셋 모두 동시에 "맛있겠다." 라고 말하고는 웃었다.
그나저나 코코넛크랩은 이번생에 먹어볼 수 있으려나...
건물 바로 옆에는 작은 공원이 있었다. 알록달록 꽃이 예쁘게 피어있길래 저절로 발길을 옮기게 되었다.
날씨가 좀더 화창했다면 훨씬 좋았을텐데...
날은 흐리지만 꽃들은 정말 예쁘게 피었구나.
오늘은 무엇보다도 학생이냐는 질문을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집에와서 자서방에게도 몇번이나 자랑했다ㅎㅎ
"나 아직 젊은가봐!"
"미안하지만 와이프는 젊지 않아."
내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던 찰라, 자서방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젊어보이는거지."
아 그래 헤헤 그거면 돼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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