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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예쁜 하디로 만든 김치

by 낭시댁 2021. 6. 8.

마트에서 예쁜 하디가 한단에 0.69유로로 팔고 있길래 한단 사왔다. 일단 치킨무가 떨어져서 무가 필요하긴 했는데 이 예쁜 하디로 만들면 예쁘기도 하고 식감도 좋을것 같았다. (프랑스 사람들은 대부분 이걸 식전에 아뻬리티브로 버터와 함께 즐기는것 같다.)

집에와서 잎을 떼내다보니 이파리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단 더 사와서 김치도 담아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냄새도 뭔가 열무와 비슷한데 다만 작을 뿐이다. (식감은... 아주 어린무를 먹으면 이렇지 않을까...)

곱기도 해라...
이파리를 떼내고 보니 양은 얼마 안되지만 색이 너무 예쁘다. 어릴적에 먹던 불량식품 과자가 떠오르는 비주얼이다.

하디를 소독한 병 가득 눌러담은 후에 촛물을 부었다. 물:식초:설탕 2:1:1 비율에 소금도 한 티스픈정도 넣었다. 그런데 깜빡하고 흑설탕을 넣어서 물이 검게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하디의 분홍빛이 빠져서 물이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촛물이 오미자차같이 예뻐졌다.

한나절 상온에 뒀다가 냉장고에 넣었고 이틀째 되는 날 꺼내서 김밥을 싸먹었다. 소시지랑 계란(당근 하뻬를 넣고 부쳤다) 오이피클과 하디피클을 넣고 (마요네즈도 살짝 넣고) 쌌는데 넘나 맛있었다. 하디 너 식감 좋구나!

김밥 사진을 자서방에게 보내줬더니 자서방 왈:

"그러니까 김밥에는 아무거나 넣어도 되는거구나?"

그걸 이제 알았냐...

그리고 이틀 후 하디 한단을 더 사와서 김치를 담았다. 열무같은 맛이 나려나...

소금에 절이는 동안 친정엄마에게 화상전화를 걸어서 하디를 보여드렸더니 너무 예쁘다고 하셨다. 근데 이파리가 너무 절여지면 무는 싱겁고 이파리는 짜다고 걱정하셨다. 그래서 이파리는 위로 세워놓고 아래쪽 무만 소금물에 절였답니다...

피쉬소스 듬뿍, 사과, 양파, 마늘, 설탕, 생강(마늘처럼 다져서 얼려두니 사용하기 편하다), 한밥 한덩이 그리고 고춧가루를 믹서기에 갈아서 설렁설렁 버무렸다. 그리고 김치 종류를 할때 내가 항상 그랬듯이 한나절 상온에 뒀다가 냉장고에 넣었다.

이틀후 하디 김치를 맛보기 위해 일부러 카레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김치와 먹으면 가장 맛있는 음식하면 카레와 짜장라면이 생각난다.)

오이김치 남은거랑 하디김치를 곁들이자...

맛이 덜 들었을까봐 조금만 담았는데 막상 먹어보니 맛있어서 몇번이나 리필해 먹었다. 오이김치 보다는 역시 카레엔 무김치다.

이파리가 너무 여린탓에 잎이 맛이 먼저 들었다. 딱 맛있는 상태로... 하디는 김치로 만드니 식감이 살짝 아쉽긴 하다. 그래도 프랑스에서 열무맛을 느낄 수 있는 것 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비빔국수에도 같이 넣어봐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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