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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프랑스에서 평범한(?) 생일 케이크 찾기...

by 낭시댁 2022. 10. 1.

지난 일요일은 자서방의 생일이었다. 

 

우리나라처럼 평범한 그런 케잌은 왜 이 동네엔 없는걸까. 파티스리가 장인정신으로 한땀한땀 만든 그런 케잌 말고 그냥 본사에서 아침마다 트럭으로 배달해 주는 프렌차이저케잌. 흰 생크림이 있고 속에는 촉촉한 카스테라가 층층이 있는 그런 흔한 케잌이 너무 먹고싶다. 

 

그런 케잌은 본적이 없으므로 이번에도 나는 초코케잌으로 사다주기로 결정했다.

시어머니께서 저집 빵은 맛없다고 절대 가지말라고 수십번 거듭 말씀하셨던 가게인데...

며칠전 유리문너머 초코케잌을 봐뒀던지라... 일요일에 찾아가 보았다. 뭐... 초코케잌이 맛이 없기는 힘드니까...

 

너희들 다 맛있게 생겼구나 😍😍 (근데 울엄니는 니들 맛없대...)

 

"저 초코 케잌 주세요! 혹시 초도 있으신가요?"

 

내가 초 하나만 달라고 "앙 부지(un bougie)" 라고 말했더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윈(une) 부지라고 정정해 주셨다. 양초 이녀석 여자였구만... 

 

초는 하나에 0.50유로였다. 한 700원...? 우리나라는 공짠데!! 

 

초코케잌 맛있겠당..

집에와서 조용히 700원짜리 초에 불을 붙이고 거실에 있는 남편에게 노래를 부르면서 갔다.

 

🎶 쥬와이유자니벡세흐 해피버스데이투유 🎶사랑하는 내 남편 쥬와이유자니벡세흐~❤️

 

 

무려 3개국어가 섞인 생축송이었다.  

 

이런 뻘쭘한거 너무너무 못견뎌하는 자서방. 노래가 끝날때까지 얼굴이 뻘개서 어쩔줄 모르고있다가 노래가 끝나자마자 반가운 표정으로 언능 초를 껐다. 소원이고뭐고..

 

 

 

"생일선물 준비 못해서 미안해. 나중에 돈벌어서 좋은거 사줄게. 대신 내년 내 생일에도 선물 준비하지마. 생일 케잌이랑 생축 노래만 불러주면 돼."

 

"싫어. 내맘이야. 난 선물 준비할거고 노래는 절대 안부를거야." 

 

매년 반복되는 레퍼토리이다.ㅎㅎ

 

근데 이상하게 케잌이 잘 안잘린다? 

 

자서방이 힘을 줘서 케잌을 잘라줬는데, 마치 과자처럼 댕강 잘렸다. 알고보니 속에는 케잌이 아니라 머렝이었다. 머렝... 머렝... 이걸 왜 숨겨논거야... ㅠ.ㅠ 

 

입에 한가득넣고 씹으면 금새 입안에서 다 사라져버린다. 너구리가 솜사탕을 물에 씻어먹을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자서방은 맛있다고 하면서도 한조각 이상은 먹지않았다. ㅡㅡ; 

 

대신에 저녁식사는 맛있는 걸로 해줬다. 

 

자서방은 수비드 소고기 스테이크랑 감자구이면 다른건 다 필요없다. 요즘 건강때문에 와인도 끊은 상태라 돈도 많이 안들고ㅎㅎ

 

이 소고기는 한눈에 봐도 너무 맛있게 보이길래 내가 자서방 생일때 먹으려고 냉동실에 고이고이 아껴뒀었는데 역시나였다. 어찌나 부드럽던지!! 머랭케잌따위는 금방 잊어버릴 수가 있었다. 

 

생축 쥬뗌 자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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