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일주일에 한번꼴로 아침일찍 리들에 간다.
오늘은 근처사는 애교많은 치즈냥이도 이른아침에 나와있었다. 나를 알아보는듯이 쪼르르 다가와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셔터가 열릴때까지 고양이랑 놀다가 사람들의 꽁무니를 따라 매장안으로 들어갔다.
운이 좋게도 돼지 등심 두 덩어리를 2유로 주고 살수 있었다. 늦게 들어갔는데도 떨이세일 고기가 남아있었던 이유는 앞에 들어간 부지런한 사람들 중 대부분이 무슬림이라 돼지고기만 남겨져 있었던 듯 하다. 오예 신난다! (참고로, 1인당 떨이세일 동일 품목은 두개씩만 살 수가 있다.)
리들에서는 또 한번씩 구매할때마다 앱에서 쿠폰을 주는데 (꽝도 있다) 이날 내가 갖고 있던 무료쿠폰은 아래와 같이 생수, 굵은소금, 베이킹파우더 세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가 있었다.
굵은소금이 제일 유용할 것 같아 소금코너로 갔더니 아침마다 오시는 무슬림 아주머니께서 나에게 물으셨다.
"마담도 나랑 똑같은 쿠폰 인가봐요? 그런데 이 중에서 어떤 소금인지 잘 모르겠어요."
"상품이미지가 다를수가 있어서 항상 제품코드로 확인하셔야 돼요. 이거네요."
1킬로짜리 굵은 소금을 공짜로 획득했다. 파스타 삶을때나 김치할때 유용한 굵은 소금!
그런데 이분께서는 소금이 마음에 안드시는지 이렇게 말씀하셨다.
"베이킹파우더가 소금보다 비싸다면 그걸로 고르는게 낫겠어요. 마담, 내가 가서 보고 알려줄게요!"
음... 나는 여기서 꼼짝없이 기다려야 하는건가...? 아니지 나는 어차피 소금이 필요했으니까...
잠시 후 내가 계란을 사고 있을때 이 아주머니께서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베이킹파우더보다 소금이 비싸요. 소금으로 고르는게 유리해요!"
훈훈하고 귀여우시다ㅋ
잠시 후 계산대에 서있을때 앞에 서계시던 아저씨한분이 나에게 "마담 이거 혹시 원해요?" 라며 0.20유로짜리 떨이세일 소시지를 내미셨다. 바베큐용인지 안에는 모짜렐라 치즈가 있고 겉에는 베이컨으로 감싸진 두툼한 소시지 4조각. "감사합니다." 라고 반갑게 받아들었다가 결국 나도 뒷사람에게 넘겼다. 막상 팬에다 굽다가 모짜렐라가 흘러나오는 상상을 해 버린 것이다.
리들을 나오는데 웃음이 났다. 내가 점점 더 자연스럽게 이웃들 사이에 스며드는 기분이 들어서 말이다ㅋ
이날엔 돼지 등심 두덩이와 굵은 소금 이외에도 120유로 이상 구매쿠폰으로 주방세제를 하나 공짜로 탔다.
돼지고기로는 뭘 해 먹지... 지방이 없는 살코기니까 돈가스...? 탕슉? 만두...?
이동네도 물가가 겁나게 올라서 항상 만만하게 먹었던 당근과 양파값도 두배가 되었다 ㅠ.ㅠ 그래도 인심좋은 리들덕분이 여전히 잘 먹고 잘 살수가 있다. 언제나 사랑합니다 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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