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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한국행 앞두고 전쟁 걱정하는 외국인 남편

by 낭시댁 2017. 10. 7.

평소 자서방과 나는 정치얘기를 자주 하곤 한다.

태국내 쿠데타나 왕족관련얘기도 자주하지만 자서방은 한국 정치나 북한관련 이슈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와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뤄질 무렵에는 거의 매일 양국 상황에 대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이야기하곤 했었다.

프랑스에서 이해하는 한국이야기 (예를 들면 노동법, 근로환경 혹은 교육실정) 그리고 한국에서 얘기하는 프랑스에 대해 비교하며 이야기 하다보면 흥미로운 점들이 참 많다. 그리고 자서방이 프랑스인 친구나 가족들을 만날때면 나보다 더 한국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걸 보면 한번씩 뿌듯하고 놀라기도 한다. 저렇게 한국관련 뉴스를 많이 보는구나하고 말이다.


요즘에는 내가 한국에 와있어서 저녁마다 영상통화를 하고 있는데 그럴때마다 우리나라 뉴스거리에 대해서도 종종 얘기를 들려준다. 이미 자서방이 알고있는 기사도 있고 모르는 경우 혼자서 기사를 추가로 찾아보고 다음날 그얘길 다시 하기도 한다.

지난달 일본상공으로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아올렸다는 뉴스를 보고 너무 놀란 나는 자서방한테 들려주며 호들갑을 떨었더니 자서방은 그날 반응이 마치 꽤 시큰둥했다.

 

"알아 나도 들었어. 근데 걱정마 전쟁은 안나. 북한이 하루이틀 도발한것도 아닌데"

"아니야 이번은 다르다니까. 일본에서 휴교령에 대피령까지 내렸을정도래.."

내 말꼬리까지 자르며 자서방은 전쟁은 안날거니 걱정 말란다. 외국에서는 한국인들이 북한에서 도발할때마다 너무 태평해서 놀란다던데 자서방을 보니 내가 꼭 그런 기분이 들었다.

 

자서방이 드디어 다음주에 한국에 오게 되었다. 진작에 왔어야 하는데 일이 너무 바빠져서 계속 미루다보니 결국 한달이상이 미뤄졌던것이다. 한국에서 일주일 정도 같이 지낸후에 같이 방콕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비행기를 예약하려고 같이 검색하다말고 자서방이 슬쩍 묻는다.

"질문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북한상황에 대해서 걱정 안하는 분위기야? 뭐 이번에는 전쟁이 날것 같다 뭐 이런 걱정"

"왜? 걱정할거 없다고 전에는 큰소리 치더니 막상 한국에 오려니까 진짜로 걱정되나봐?"

"아니아니 꼭 걱정하는건 아니고~ 김정은은 항상 말만 앞서잖아. 근데 그땐 상대가 트럼프가 아니었잖아. 이번에는 좀 다른것 같아서. 트럼프가 계속 맞받아서 큰소리치다가 욱하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또 왠지 김정은도 혼자 저러는것 같지는 안잖아. 누군가가 뒤에서 서포트하는듯도 하고 말이지"

"한국에선 사실 별로 전쟁 걱정하는 분위기는 아니야. 워낙 다른 이슈도 너무 많았고.. 트럼프가 욱한다고 혼자서 전쟁을 결정하는것도 아닌데뭐. 암튼 남편, 걱정말고 한국와도 돼. 트럼프가 다음달에 아시아 순방한다고 하니 적어도 그때까진 안전해 ㅎㅎㅎ"


참내 전쟁 안난다고 큰소리치던 양반이 막상 한국에 오려고보니 북한 도발이 새삼 남얘기같지 않았나보다. 북한얘기하면 흥분하는 우리 오빠랑 둘이 붙여놓으면 신나서 밤새 얘기하겠네..

그나저나 전쟁...안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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