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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아직 프랑스인들을 알아가는 중이다

by 낭시댁 2019. 6. 29.


프랑스인들은 조금 특이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안 친절해 보이는 인상인데 막상 서로 마주하면 수다가 끝이없는 경우를 종종 본다. 


오늘은 자서방과 심카드를 사러 오렌지샵에 갔다. 


한참을 기다려서 우리를 맞아준 남자 직원은 얼굴에 피곤이 가득하고 불친절한 인상이었다. 어떻게 보면 자서방도 한 인상 하는 프렌치이므로 이 인상파 두 남자가 건조하게 심카드 얘기로 대화를 시작할때는 서로 매우 딱딱해 보였다. 곧 나는 대화가 너무 길어진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 심카드 사는게 이리도 어려운 일이란 말인가.. 둘다 인상 팍 쓰고 심각하게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게 슬쩍 걱정돼서 양측 얼굴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자서방이 본인의 직업이며 내 아내가 어쩌고 하는 얘기를 하고 있더라 ㅎㅎ 그러다 어느새 이 무뚝뚝한 두 남자가 작정하고 수다를 떨고있다. 웃지도 않고 말이다!! 어쩌다 한두번 서로 피식하는걸 보긴 했다. 


나중에 볼일을 끝내고 살갑게 인사를 나눈 후 가게를 나서면서 자서방에게 말했다.

“친구 사겼네? 처음 만난거 맞아? 직업부터 와이프까지 소개 한거 맞지?”

“어 그러니까. 프랑스인이 관광객 심카드를 왜 사냐고 묻길래 시작된건데 어쩌다보니까 나도 다 얘기하고 있더라” 

“프랑스인들은 알면 알수록 신기하단 말이지. 표정들은 대부분 안친절해 보이는데 - 그부분은 한국인들이랑 비슷하지- 막상 얘기하면 프랜들리한 경우가 많은거같애.”

“우리 올때 타이항공 승무원 기억하지? 어색한 가짜 웃음에 우리 둘다 불편했잖아. 화이트에서 레드와인으로 바꿔달라고 했을때 갑자기 대놓고 인상쓰는거 봤지? 그런거 보단 적어도 솔직한거지.”

아.. 그 타이항공 승무원... 안친절한데 친절해 보이는 미소만 장착한 그녀.. 조식도 주문한거랑 다른걸로 잘못 가져와놓고선.. 

“아 또 프랑스인들 한 수다 하잖아? 오늘 오렌지샵 직원도 그렇지만 며칠전 모웬 백신 맞을때 수의사님도 한수다 하셨고ㅍㅎㅎ” 

“이거 왜이래.. 수다는 우리 와이프가 우주 최강이면서”


어제 테라스에서 서빙하던 웨이터를 보고도 살짝 놀랬었다. 부주의하게 다니면서 의자를 슬쩍 치고 가기도 했고 잔받침들을 테이블위로 툭툭 던지는 등 한국에선 상상을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나마 웃는 얼굴이면 다행이게, 인상 팍 쓴 얼굴이라 화난거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들었는데 자서방은 아랑곳 안하고 팁을 계속 챙겨 주더라. (내가 우리나라의 "손님은 왕" 서비스에 너무 익숙해 져 있나보다 ㅎㅎ 그나저나 우리나라의 서비스는 정말 최고... 단지 진상 손님들이 문제임... 팁을 주는것도 아니면서 너무 많은것을 바라는 건 ㄴㄴ...)

아무튼 나는 아직 프랑스와 프랑스인들을 알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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