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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저녁식사 후 자서방과 동네 한바퀴 산책하기

by 낭시댁 2019. 7. 11.

오늘은 저녁을 유난히 많이 먹었다.
수비드로 요리한 오리 스테이크와 시어머니께서 나를 위해 만들어 주신 간장 마늘 볶음밥 (참기름까지 넣어주심) 그리고 새우 아보카도 샐러드와 라따뚜이를 닮은 또다른 샐러드- 모두 너무나 맛있었다. 

그리고 나서 후식으로 수박과 파인애플까지 배터지게 먹었다.

 

식사를 마친 시간이 밤 9시반이 넘었는데도 아직 대낮이다. 자서방한테 소화 좀 시킬겸 동네 한바퀴 산책하자고 했더니 싫은 내색 팍팍 내면서 알았다고 한다.ㅎㅎ 

대문을 나서면서 자서방이 갖은 인상을 다 쓴다. 

 

“하아... 나 걷는거 싫어하는거 알지? 그래도 내 와이프가 하자고 하면 거절을 못하지.”

“거절 못한다고? 그럼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ㅋㅋ 농담”



걷다말고 길가 차 한대를 보면서 멋지다고 잠시 넋을 잃길래 내가 말했다. 

“내가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사줄게.”

“저거 아우디거든? 다음 생에나 사주겠네”

“응. 다음생에도 나랑 결혼하면 사줄게. 안까먹게 적어놔” 

 


 

 



손잡고 간만에 산책을 하니 맨 처음 여기 낭시에 시부모님을 뵈러 왔을때가 생각났다. 

우리 맨 첨에 같이 왔던 날 생각난다. 낮에 도착하자마자 피곤할텐데도 내가 산책 가자니까 같이 나왔잖아? 그때도 동네 여기저기 보여주고 설명해 줬었는데. 나한테는 여기 완전 다른 세상이잖아. 완전 신기했어. 여기 집들이 너무 예뻤고 대부분 100년정도 된 건물이라는 것도 놀라웠어.” 

“기억나. 나 그날도 엄청 피곤했는데 와이프가 나가고 싶대서 나왔잖아. 나는 좋은 남편이 되려고 노력하니까”

별걸갖고 생색이다.

 

열시가 다 됐는데 아직도 밤이 오지 않았다. 낮처럼 덥지도 않고 공기도 좋고- 

나는 낭만을 느끼며 남편 손을 꼭 잡고 데이트를 즐기는 중인데 자서방은 이 동네 쓰레기 수거하는 방식이나 정책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그런 소릴 열심히도 설명해 주는 중이다.
왠일로 아이스크림 정말 사줄테니 가자고 하는걸 거절하고서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딱 한바퀴 돌고 금세 돌아왔더니 시어머니께서 놀라신다. 벌써 왔냐하시며 ㅎㅎ 식사후 커피를 드시던 시아버지는 아직 커피잔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계셨다.


"한번에 너무 오래 걸으면 자서방이 다음에는 안간다고 할까봐 오늘은 조금만 걸었어요"

우리 시어머니 눈을 동그랗게 뜨시며 그거 현명한 생각이라고 말씀하시고는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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