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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우리 시어머니의 야생버섯 사랑

by 낭시댁 2020. 9. 12.

우리 시어머니, 이미 지난주에 야생버섯 (Cépe)을 몇상자 사다 볶아서 나도 나눠주시고 유리병에 담아 지하실에 저장해 두신걸로 기억하는데 오늘 아침에 시아버지와 농장에 또 다녀오셨다고 하셨다. 

 

 

 

 

이건 며칠전 시어머니께서 보내주신 사진들이다. 이미 꽤 많은 버섯들을 비축(?)해 두셨다. 저 버섯들은 두고두고 먹는데 특히 스테이크를 먹을때 곁들이면 그렇게 맛있다. 개인적으로 말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시어머니께서 버섯을 더 많이 사다놨으니 원하면 와서 좀 가져가라고 하셨다. 

나는 냉큼 달려갔다. ㅎㅎ

 

 

크고 예쁜버섯들(?)로 골라주셨는데 내가 그대로 가방에 넣으려고 했더니 가르쳐줄테니 손질해서 볶아서 가져가는게 어떻겠냐고 하셨다. 

네 뭐 그럼 저야 편하지요~

손질해서 마늘과 소금을 넣고 볶았다. 특별한 재료가 안들어가도 이미 냄새가 엄청나다.

 

 

한참 볶고 있는데 누군가가 찾아왔다.

바로 우리 시어머니의 사촌언니 크리스티안이었다. 

아무래도 우리 시댁에 장보러 오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나보다 ㅎㅎㅎ 크리스티안은 아예 커다란 시장 바구니를 앞세우고 들어왔다. ㅎㅎㅎ 언제나 활기찬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큰 소리로 반갑게 인사를 했고 바로 버섯 상자를 보며 "저거 다 내꺼냐"고 진지하게 물으셨다.

우리 시어머니 인상쓰시며 저게 다 얼만지아냐며 나보다 훨씬 부자면서 왜그러냐고 ㅋㅋㅋ 티격태격하시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크리스티안을 위해 통크게 1킬로 50크램정도를 담아주셨다. 

 

 

두분이서 테라스로 잠깐 나가셨는데 고양이들이 모두 따라 나가서 좀 서운했다. 너네는 나만 바라봐야 돼...

 

 

어느새 노릿노릿 익어가는 버섯들.

숨이 죽으니까 양이 확 줄었네. 

 

 

크리스티안은 버섯을 가지고 떠나면서 시어머니께 현금을 던지고 나가셨다. 뒤늦게 발견하셔서 못 돌려드려서 시어머니는 속상해하셨다. 

시어머니께서는 오늘 오후에는 남은 버섯들을 볶아서 담으시려고 유리병을 잔뜩 소독하고 계셨다.

 

 

 

옆에 탐스럽게 담겨있는 배를 보여주시며 가져가라고 하셨다. 

"배가 예뻐요. 사신거예요?"

"아니, 우리 옆집 이웃, 마이달링이 주고 간거란다. 그의 엄마에게 배나무가 있대. 거기서 따온거라며 나눠주더라." 

 

 

하나만 달라고 했더니 두개를 담아주시며 말씀하셨다.

"그는 나에게 정말 잘해준단다. 그는 항상 마블러스하지. 오호호~!!"

올때는 새로 만드신 미트볼도 한통 담아주셨고, 무스카델을 위해서도 간식을 하나 담아주셨다. 

"이건 할머니가 주신거라고 꼭 알려줄게요."

"그래... 그래다오."

야생버섯이 꽤 비싼데다 사려면 멀리까지 가야 하는데 우리는 참 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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