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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다른세상에서 온 난민들

by 낭시댁 2020. 10. 7.

프랑스어 수업을 시작한지 어느새 4주가 다 되어간다.

프랑스어가 늘지는 않았지만 대신 함께 수업하는 사람들을 통해 난민들에 대해서 많은걸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얼마전 소그룹 수업때는 나와 피달 그리고 수단에서 온 꼬끼앗 (만삭이라 자주 결석하는 그녀는 우리반에서 가장 어릴것이다. 더울때도 그녀는 히잡과 속바지, 긴치마로 온 몸을 감고 다녀서 보기만 해도 힘들어보였다.) 셋이서 한 그룹이 되어 서로 초대하는 표현을 연습하는 날이었다.

나는 주말에 자전거를 타러 가자고 두 사람을 초대를 했고 실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내 초대에 깜짝 놀랐다. 나는 단순히 꼬끼앗이 임신을 한 상황이라 놀라는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그녀들은 어릴적 고국에서 자전거를 배우지도 못했다고 한다. 세상에나... 그들의 나라에서는 여자들은 자전거를 탈 수가 없단다!! 

피달은 프랑스에 와서야 남편에게 몇번 자전거를 배우려고 시도를 했는데 포기를 했다고 한다. 우리엄마도 어릴적 안배워둔걸 지금도 후회하시는데... 그래서 공원에서 2인용 자전거를 몇번 태워드렸더니 엄청나게 좋아하셨던게 생각난다...


며칠전 프랑스 의료시설에 대해서 배울때 내 짝궁 피달은 자기 병원 진단서랑 서류들을 잔뜩 꺼내 나에게 보여주면서 (항상 들고 다니나보다) 프랑스에서 치료받는건 다 무료라며 엄청 좋다고 했다. 난 아직 아픈적이 없어서 모르겠다고 했더니 오히려 나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심지어 그녀는 프랑스 병원 응급실에는 치과의사도 있기 때문에 자기 남편은 치통이 있으면 응급실로 간다며 나더러 기억해 두라고 했다. 염증주사같은거도 맞고 진통제를 받아 왔다고... 물론 무료로... 그래서 내가 응급실은 큰 사고가 나서 정말 위급한 환자들이 가는곳이 아닌가 하고 말했더니 그 말을 들은 선생님께서도 동의하시며 치통이 정말 심각한데 치과에 갈 수 없는 상황일때만 응급실을 이용해야 한다고 하셨다. 


집에오면 나는 자서방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 특히 수업중에 느낀점들을 많이 얘기하는데 어쩔수 없이 프랑스내 난민들 이슈에 대해 특히 자주 대화를 하게 된다.  

"출산률도 특히 높은데다 무료 교육이나 의료등 많은 혜택을 나라에서 세금으로 제공해주고 있잖아. 나역시도 외국인이지만 그 숫자가 너무 많다는걸 직접 보고 나니까 프랑스인들이 왜 그리 걱정을 하는지 이해가 되기도 해..." 

자서방은 말했다.

"프랑스 사람들은 겉으로는 많이 표현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불만이 많아. 솔직히 전쟁이나 정치상황으로 인한 난민들은 당연히 받아주고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해. 문제는 부작용인데 어떤 정치인도 앞으로 나서지를 않거든. 자칫하면 인종차별로 몰리니까."

"그런데 이 순간에도 난민들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잖아... 불법으로 난민들을 실어나르는 브로커들이 가장 문제 아니야? 일단 오기만 하면 다 받아주니까 목숨걸고 다들 난민선에 오르는거겠지..."

"동의해. 실제 본국에서 목숨의 위협이 없는데도 프랑스의 복지를 누리려고 난민들에 섞여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은게 문제야. 물론 게중에는 위장한 테러리스트도있었고..."

"우리나라는 난민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걱정이 많아. 프랑스나 다른 같은 유럽국가들에 발생되고 있는 문제들을 기사로 많이 접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한국과 프랑스는 상황이 좀 달라. 2차대전 이후 프랑스에는 일손이 너무 부족해서 이주민들을 받을 수 밖에 없었어. 문제는 그들을 한 구역에서 다같이 살게했던게 큰 실수였지. 프랑스인들과 섞여서 자연스럽게 이 나라의 방식을 받아들이며 살게 했어야 하는데 그들은 자기들만의 작은 나라를 이 땅에서다 꾸리고 살아온거야. 그들은 프랑스에 많은 기여를 하고 열심히 살았어. 하지만 그들이 키운 자식들은 프랑스에서 많은 말썽을 일으키고 있지... 와이프가 자주 말하는 프랑스내 인종차별 기사들도 대부분 그런 이민자들때문이잖아..." 


얼마전 기사에서 프랑스 선박이 바다에 표류하던 난민보트를 발견했는데 직접 구조를 해 주는대신, 물과 구명조끼를 준 다음 영국해협으로 그 배를 인도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자서방에게 했더니 자서방은 영국과 프랑스간에 서로 그런일들이 종종 일어난다고 했다.

솔직히 프랑스에 넘쳐나는 난민들을 직접 보고나니 누구도 비난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이 나라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걱정도 된다. 

우리 부부는 태국에 살때부터 종종 이런말을 하곤 한다.

우리는 한국과 프랑스라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나라에 태어난걸 감사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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