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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어 시험 백점 맞았다!!

by 낭시댁 2020. 10. 10.

드디어 오늘 프랑스어 시험을 보는 날이었다. 지금까지 의무교육 100시간을 채웠고 오늘 시험을 잘 보면 나머지 교육은 생략할 수 있는 중요한 날이었다.

필기시험과 말하기시험 두가지를 봤는데 둘다 모두 만점을 받아서 오늘로 모든 의무교육을 끝낼수가 있었다! 야호~  

마지막 날인데 아쉽게도 피달은 결석을 했고, 새로 3명의 친구들이 들어왔다. 세사람 모두 100시간은 받은 사람들이었는데, 세네갈과 나이지리아에서 온 두사람은 프랑스어를 완전 유창하게 잘했다. 다만 쓰는게 부족해서 100시간을 받았다고 했다. 나머지 한사람은 러시아에서 온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아침부터 시어머니께서는 메세지를 여러번 보내셨다. 

"오늘 시험이지? 잘 할수 있을거다. 만일 네가 오늘 시험을 잘 본다면 내가 주말에 외식을 시켜주마!" 

만점 소식을 듣자마자 시어머니께 맨 먼저 메세지로 전해 드렸는데 나만큼 기뻐해 주셨다. 

그리고 수업을 마칠무렵 자서방으로부터 메세지가 왔다. 

"집에 오는길에 부모님집에 잠깐 들러줄 수 있을까? 아빠한테 와인 하나 골라달라고 부탁드렸거든. 가면 주실거야." 

엥... 나 오늘 시험인거 잊었나?

"와인? 그거 나 오늘 시험 잘 본거 기념하기 위한 와인이지? 나 만점받아서 말이지?" 

그제서야 자서방은 온갖 이모티콘을 남발하며 맞다고 했다. 

수업을 마친 후 몇몇 친구들이 다가와서 인사를 건넸다. 그냥 계속 수업에 나오라며 웃으며 농담도 했다. 한달만에 정이 꽤 들었나보다. 그리고 마지막날 새 친구들이 오니까 왠지 떠나는게 살짝 아쉽기도 했다. 

 

시댁에 갔더니 시아버지께서 이미 지하실에서 자서방이 부탁한 와인을 준비해 두셨다. 나는 시아버지께도 어설픈 프랑스어로 자랑했다. 

"저 오늘 시험 만점 받았어요!! 그리고 12월 3일에 TCF라는 시험이 있대요. 오늘 제가 마스터한건 가장 기초 등급A1이고요 TCF에서 A2를 인정받으면 제 체류증에 도움이 된대요. 그리고나면 B1코스도 등록 하려구요. 50시간인데 그거도 무료라고 하니까 다 받을거예요."

그때 이스탄불이 놀다가 들어왔다.

"이스탄불~~ 나 오늘 백점 받았어. 모웬은 어딨니?"


영문을 모르는 표정의 이스탄불 ㅎㅎ

우리 시어머니는 정원을 향해 소리치셨다.

"모웬!! 요용 오늘 백점 받았는데 넌 어디있는거냐!!"

"그래! 나 오늘 백점받았다~~"

시어머니께서는 방금 티비에 한국의 산에 대해서 나왔다며 차라도 한잔하며 같이 티비를 보고 가라고 하셨지만 집에가서 무스카델이랑 자서방이랑 와인으로 축배를 들어야 한다며 바로 간다고 말씀드렸다.


시어머니께서는 냉장고에서 내가 좋아하는 무스카와인도 한병 꺼내주셨다. 일부러 나를 위해서 사두신거라고 하셨다. 공교롭게도 시험 백점 받은날과 겹치게 돼서 의미가 생겼다. ㅎㅎ 

어릴때 받아쓰기 백점받고 집에와서 자랑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마 그때 보다 오늘 더 많이 자랑을 한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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