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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낭시의 쌀쌀한 가을아침

by 낭시댁 2020. 10. 19.

프랑스 시민교육 2일차 참여를 위해 아침일찍 꽃단장을 하고 있었다. 

아침이면 항상 자기랑 놀아주다가 갑자기 내가 안하던짓을 하고 있으니 자꾸만 졸졸따라다니는 무스카델 ㅋㅋ

화장실 앞까지 따라옴;; 

 

 

8시반에 시작이라서 8시가 되기도 전에 집을 나섰다. 

가을인데 왜 겨울처럼 추운걸까...ㅠ.ㅠ

가뜩이나 해도 짧아져서 아직도 어둑어둑하다. 

 

 

트램을 타고 시내를 지나는데, 불이 켜진 상점들은 죄다 빵집뿐이다. 

 

 

나뭇잎들이 노랗게 빨갛게 물들고 있다. 

 

 

그러고보니 가로수가 아니라 스타니슬라스광장에서 봤던 커다란 화분들이었다. 

 

 

비록 마스크는 살짝 답답했을지언정 이른아침의 쌀쌀한 공기는 제법 상쾌했다.

 

 

시민교육은 그래도 이제 이틀차라고 서로 얼굴이 익어서 반갑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오늘도 같이 앉은 태국인 그녀는 수업이 끝난 후 집에가기가 싫다며 내가 트램을 타는 곳까지 바래다 주며 수다를 떨었다. 그녀의 프랑스인 남편은 그녀가 프랑스에 온지 이미 2년이나 됐지만 불안하다며 절대 자기없이 외출하는걸 허락하지를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이 시민교육이 있는 날은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음... 저는 남편이 출근하면 시어머니가 이것저것 많이 도와주시는데요... 지금도 스프를 끓여놨다며 집에 가는길에 들러서 가지고 가라고 메세지를 주셨어요." 

내 말을 들은 그녀는 자기도 시어머니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시어머니 조차 그녀의 남편은 그녀가 단둘이 만나는걸 허락하지 않는다고 했다. 시어머니가 우울증이 심해서 주변사람을 좀 힘들게 한다면서 말이다. 그녀는 내가 부럽다고 했다. 

그녀는 내가 트램을 탈때까지 옆에 기다려주며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한국여성들은 다들 왜이리 동안이냐는 말까지 해주며 나를 기분좋게 해 주었다.히히히

타국에서 꽤 외로울것 같다.

내가 탈 트램이 도착할때 쯤 그녀는 남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지금 바로 데리러 온다는 전화였다.

나를 기다리는 시어머니와 남편에게로 돌아오면서 나는 내가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이 타국에서 반년간 (어머나 벌써 반년이나!!!) 지내오면서 나는 한번도 외롭다는 생각이 든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일기예보에는 다음주에 2도까지 내려간단다... ㅠ.ㅠ 겨울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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