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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슈크림도 제가 해냅니다!! 하핫

by 낭시댁 2020. 10. 28.


나는 슈를 엄청 좋아한다.


방콕에 살때도 우리가 프랑스에 휴가를 보내러 오게되면 시아버지께서는 어김없이 나를 위해 단골 파티셰리에다 슈를 미리 주문하곤 하셨다.

전날 정전으로 시댁에 갔다가 완성하지못한 슈를 집에와서 완성을 하기로 했다.

이전 포스팅 다시보기: 정전이 되자 우리는 시댁으로 갔다.

드디어 차갑게 식은 크림!

 

 

시어머니께서 일회용 짤주머니에 깍지까지 친절하게 끼워서 바로 짜넣기만 하게 만들어주셨다. 그리고 여분으로 깍지와 짤주머니를 몇개 더 챙겨주셨다. 

 

 

그런데 아무래도 슈모양이 너무 못난이라 크림이 제대로 들어가지를 않았다.

 

 

 

슈 6개에 모두 크림을 채웠지만 크림은 반도 안썼다. 

 

 

시어머니께서는 남은 크림을 미련없이 그냥 버리라고 하셨는데 도저히 아까워서 버리지를 못했다. 그래서 직접 슈를 더 만들기로 했다! 

시어머니께서 메세지로 보내주신 레시피를 따라 써머믹스로 반죽을 만들었더니 자서방이 갑자기 자신만만하게 나서서 짤주머니에 크림을 채우고 내 요구에 따라 미니슈를 짜기 시작했다. 

 

 

 

"올~ 전문가같은데?" 

"나 이거 만들어봤어 예전에... 성공을 못해서 내가 말을 안했지..." 

역시 시어머니를 닮아서 요리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너무 예쁘게 구워지는 내 미니슈들!! 

주의사항은 절대로 중간에 오븐을 열어보면 안된다는 점! 나는 불안해서 다 굽고나서도 한동안 문을 열지 못했다. 

 

 

 

 

부푼다~!!!

 

 

 

 

짠~!! 대성공이었다!

 

 

 

 

그리고나서 속도 예쁘게 몽땅 채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슈를 너무 많이 구웠다는 거다...ㅠ.ㅠ 

옆에 있던 자서방은 이러다가 며칠동안 슈만 굽겠다며 그냥 미련두지말고 남은 슈는 버리란다. 근데 나는 먹는거는 못버리지... 

"우리집에 초콜렛이 있던가...?" 

초콜렛이라는 말에 자서방의 눈이 초롱초롱해진다.ㅋㅋㅋ 그런 눈을 하면 내가 꼭 맛있는 초코슈를 만들어주고싶잖니... 

 

동네 슈퍼로 달려가서 다크초콜렛을 사왔다. 

그리고 써머믹스에 저장된 초코크림 레시피를 찾아서 기어코 만들어냈다. 초코크림!! 

다 만들고나니 하루가 다갔다. 

다음날 오전 시어머니께서 놀러오셨을때 냉장고에 따로 보관해 두었던 슈크림을 내어드렸다. 크림 & 초코크림 두가지를 섞었는데 시어머니께서 살쪄서 안된다며 몇개를 덜어놓고 가져가셨다.  

 

 

 

 

그리고 저녁때쯤 시아버지께서 자서방에게 메세지를 보내셨다. 

"요용에게 감사를 전하고싶은데 계정이 저장돼 있지가 않구나. 너무나 완벽한 슈였고 맛있었다고 전해주렴." 

자서방은 바로 그룹창을 만들어서 나와 시아버지가 서로의 계정을 저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동안 내 프랑스어실력이 형편없어서 시아버지와 직접 메세지를 주고받는건 상상을 못해왔다. 지금도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구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곧 시아버지께서 직접 나에게 똑같은 메세지를 보내오셨고 나는 답장을 드렸다. 

"맛있으셨다니 제가 더 기분이 좋아요. 다음에 더 맛있게 많이 만들어 드릴게요!"

"이보다 더 맛있을수는 없을것 같구나. 내가 단골집에서 사오는것 보다 더 맛있었다."

오호호호 이만한 극찬은 또 없을것 같다. 앞으로 자주 만들어야겠다. 

 

 


자서방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미 짤주머니와 깍지등을 온라인으로 주문했단다. 날 위한게 아니라 본인을 위한거겠지.


한국에 있는 친정식구들이 많이 떠올랐다. 엄청 좋아했을텐데... 특히 우리 엄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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