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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가을이 깊어가는 이곳으로 언택트 나들이 오세요!

by 낭시댁 2020. 10. 26.

휴가를 일주일 내고 자서방은 집에서 나와 함께 소파에서 뒹굴며 지내고 있었다. 

우리 시어머니께서는 온종일 집에서 영화를 보는 우리를 보고 크로마뇽인들이라고 하셨다. ㅋㅋㅋㅋ 동굴생활좀 그만하라고 말이다 ㅋㅋㅋ 

하지만 바깥은 너무 추웠다. 최저 2도까지 내려간데다 연일 비가 오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날 아침, 오랫만에 하늘이 파랗게 게인것을 본 자서방은 나더러 외출을 하자고 했다. 

"날씨가 좋네. 내일부터는 다시 날씨가 흐려질거야. 그러니까 오늘 잠깐 공원이라도 가서 바람 좀 쐴까?" 

"크로마뇽인은 되고싶지 않구나.ㅋㅋ 나야 좋지! 어디로 갈거야?"

"전에 겨울에 와이프 눈보여준다고 아빠가 데려가셨던 그 공원 기억나? 언덕에 있어서 낭시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그곳말이야. 그때는 추워서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했거든. 오늘 날씨도 좋으니까 산책하러 가보자." 

오 신난다~! 

 

 

 

 

이 공원은 경마학교랑 붙어있다. 

주말이라 학생들을 데리러 오는 부모님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오래된 건물위에 공고가 붙어있는데 이곳이 호텔로 바뀔거라는 내용이라고 했다. 

 

 

 

 

오래된 건물앞으로는 아름다운 공원이 펼쳐져 있으니 호텔로도 손색이 없을것 같다. 

 

 

 

 

낭시의 전경이 보이는 곳으로 맨 먼저 달려갔다. 

저곳에 서 있으니 바람이 새차게 불어왔다. 

 

 

 

 

파란하늘과 시원한 분수! 

 

 

 

 

그리고 가을 햇살!

 

 

 

 

자서방은 내가 블로그에 쓸수 있도록 사진을 많이 찍어주었다. 

버섯 조각을 보자마자 나를 제지(?)하며 앞에서 듬직하게 사진을 찍어준다.ㅍㅎㅎ

 

 

 

 

버섯 조각밑에 진짜 버섯들이 가득 열려있었다. 

 

 

나를 위해 열심히 촬영중인 남편의 그림자

 

 

"남편이 변하긴 변했네. 왠일로 자기가 먼저 산책을 가자고 제안하다니!" 

"와이프가 산책하는거 좋아하는건 안잊고 있으니 걱정마. 그리고 방콕에서는 진짜 쾌적하게 산책하는게 힘든게 사실이잖아. 방콕이었으면 절대로 산책가자고 먼저 말하지 않았을거야."

음... 사실이다. 우리는 방콕에서 꽤 지쳐있었다. 오염과 소음 그리고 이방인으로서 우리의 미래 등등... 

우리는 손잡고 걸으며 말했다. 

방콕을 떠난건 훌륭한 결정이었다고. 

프랑스로 온것도 잘한 결정이었고...

비록 우리 시어머니께서는 나더러 더 일찍 만나지 못한게 안타깝다고 종종 말씀해 주시지만 말이다.

 

 

 

 

데이트중인 중년 커플이 훈훈해 보였다. 우리도 훈훈해 보일라나? 

 

 

 

 

여기저기 갈랫길이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하나같이 모두 예쁜 길이었다. 숲의 향기가 가득 가득

 

 

 

 

탁트인 낭시 시내를 구경하다가 저 뒷편 거대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저어기 뒤에 커다란 건물은 뭐야? 교도소같이 생겼는데?"

"아 저기 두 건물 큰거 말하는거지?" 

저곳은 이민자들을 한데 모아놓은 거주구역이란다. 세계대전이후 나라 재건에 일손이 부족해서 이민자들을 많이 받았는데 바로 저 건물에 모여 살게 했었다고. 지금은 그들의 2세 3세들이 살고있고 범죄가 빈번해서 경찰들도 어려워하는 구역이란다. 

"내가 항상 말하지. 이민자들을 한곳에 모여살게 했던건 큰 실수였다고... 프랑스인들과 섞여서 살게 했어야 하는데..."

 

 

 

 

중년커플의 뒤를 이어 우리도 산책을 이어갔다. 

 

 

 

 

그저 평범한 들풀들도 이날엔 다 예뻐보였다. 

 

 

 

 

곳곳에 앉아서 쉴수 있는 쉘터들이 설치돼 있었다. 

 

 

 

 

뭔가 자연친화적인 디자인...

 

 

 

 

내가 자꾸 뒤쳐졌더니 자서방이 결국 내 휴대폰을 압수해 버렸다. 그리고는 내 팔을 자기 팔에 단단히 걸고는 그걸 빼면 혼날거란다. 사진은 자기가 찍을테니 옆에서 같이 걸으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ㅎㅎ 

사실 꽤 멀리까지 거리가 벌어졌을때 자서방은 나를 골탕먹이려고 숲속에 숨어서 나를 지켜봤는데 나는 앞에 자서방이 사라졌는데도 별 생각없이 그 곳을 지나쳐버려서 자서방이 살짝 약이 올랐음. 절대 숨어있었던거 아니란다. 맞는거 아는데... 

 

 

 

 

 

 

 

 

 

자서방이 이 도토리를 주워주면서 말했다. "헤즐넛"이라고.

"넌 헤즐넛도 모르냐? 이건 헤즐넛이 아니야."

자서방은 대꾸도 안하고 무시해 버렸다. 

 

 

 

 

"나 저거 찍어줘. 이쪽에서도 찍고 멀리서도 한번 더 찍어줘."

휴대폰을 압수당해서 사진을 원할때마다 주문을 했다. 그랬더니 시키는대로 잘도 찍어주었다. 절대로 내 휴대폰은 돌려주지 않고 말이다. 

 

 

 

 

자서방은 2주 후에 다시 이 공원으로 오자고 했다. 

"아직 나뭇잎들이 제대로 물들지를 않았잖아. 2주후 쯤이면 색이 훨씬더 예쁠거야. 그때 다시 와서 사진 많이 찍어줄게."

우리 남편 점점 더 자상해진단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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