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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이사 후 새 집에서 맞이한 첫날 아침

by 낭시댁 2023. 10. 6.

일전에 중개인이 자꾸만 '새 건물'이라고 하길래 난 또 진짜 지어진지 얼마 안된 줄알았는데 무려 1964년에 지어진 아파트라고 했다. 그게 무슨 새 건물이냐고 내가 웃었을때 자서방은 이렇게 말했다. 

 

"이 동네에서 그정도면 새 건물이 맞아. 우리 부모님댁만 해도 100년이 넘은 집이잖아. 단열이나 방음은 오히려 요즘 건물보다 좋을걸?" 

 

과연 그말이 맞았다. 

간밤에 따뜻하길래 라디에이터가 돌아가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네. 자서방도 라디에이터가 돌아가는줄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이웃집 소음이 안들린다! 

이전 아파트에서는 윗층 커플 싸우는 소리랑, 복도 계단으로 맨날 공룡들이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여긴 정말 고요하다! 최신 아파트라고 무조건 좋은게 아니었군...

 

 

원래 아침은 안먹지만 전날 체력을 너무 써서 그런가 이른아침부터 식욕이 폭발하네... 그럼 먹어줘야지. 

 

보통 하루 첫끼는 과일 스무디나 해독쥬스를 먹는데, 이사한다고 냉장고를 열심히 털어먹다보니 있는 재료가 별로 없다. 

 

식재료가 뭐가 있나보자... 양배추...치즈.. 계란... 식빵! 그럼 오늘 조식은 양배추토스트다! 

 

 

지글지글 오랜만에 아침부터 요리를 했다. 

 

 

한국식 토스트 완성

 

단맛을 위해 한쪽 빵에는 설탕대신 꿀을 조금씩 찍어발랐다.

 

커피캡슐이 어느 상자에 들어있는지 몰라 한참 헤매기는 했지만 그래도 맛나는 아침 식사가 완성되었다. 

그럼... 발코니에서 먹어볼까!

오랜만에 먹는 양배추 토스트 너무 맛있다! 

 

아파트에도 발코니가 있긴 했지만 2층인데 아파트 지대가 낮아서 발코니에 앉아있으면 행인들과 눈높이가 비슷해서 거의 사용하지를 않았다. 그런데 이곳은 이전 주인이 이렇게 예쁘게 테이블을 꾸며놓고, 심지어 우리가 사용할수 있도록 이렇게 남겨주셨으니 메르시보쿠...!

이렇게 발코니에 작은 거실(?)을 꾸민것을 살롱드 자흐당( Salon de Jardin)이라고 부른다고 시어머니께서 알려주셨다. 살롱(거실)도 아니고 자흐당(정원)도 아닌데 둘을 합친 단어로 부른다니... 아무튼 나는 정원은 없지만 이제 살롱드자흐당은 있다. 

 

점심 메뉴로는 토마토 계란 볶음 덮밥을 만들어 먹었다. 오래된 토마토를 처치하기위해 결정한 메뉴인데 오랜만에 먹으니 또 맛있네! 

 

발콩(발코니의 프랑스식 발음)은 정말 좋은거구나...! 

 

오후에는 장보기를 하러 리들에 갔다. 냉장고를 다시 채워놓기 위해서... 

 

이전집에서는 5분이면 가는 거리였는데 이제는 두배가 걸린다. 그래도 더 운동을 할수 있게 되었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청포도가...! 와... 1킬로에 0.99유로라니?!

혹시 맛이 없으면 어쩌나 하고 망설이고 있을때 옆에 지나가던 한 아주머니께서 포도 한알을 아무렇지않게 뜯어먹고 가는게 아닌가? 나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한알을 슬쩍 뜯어서 맛을 보았다.   

 

엄청 달다! 

 

큼직하게 한송이 담았는데 우리돈 천원도 안한다. 오늘도 득템이네!!

산더미같이 쌓인 짐더미너머로 무스카델의 두 귀가 쫑긋 세워져있다.

짐은 그냥 천천히 풀자. 몇 달이 걸릴지 미지수...

스트레스를 안받는다는게 중요하다고 우리 부부는 합리화를 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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