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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오늘 저녁 이웃끼리 싸움이 났다.

by 낭시댁 2021. 3. 24.

오늘 저녁에는 라따뚜이를 만들었다. 

기름진걸 많이 먹었으니 간만에 야채 위주의 식단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현관벨이 울렸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자서방이 달려나갔고 문앞에 찾아온 한 여성과 한참동안이나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다. 

나중에 자서방에게 물었다. 

"이웃이었어?"

"응. 와이프가 예뻐하는 그 강아지 주인이었어." 

 

 

바로 이 강아지. 등치는 크지만 완전 애기다. 

 

 



"근데 왜 그리 길게 얘기한거야? 왜 찾아온거고?"

"자기네 집 현관문 밑으로 누가 메모를 남겼대. 강아지때문에 시끄럽다고... 그래서 사과하려고 집집마다 다니면서 누군지 찾는거래. 우리는 아니라고 했지. 우리 와이프가 그 강아지 엄청 예뻐하는거 알지 않냐고 말했지. 근데 걱정이 큰가보더라. 이사 나갈수도 없고 어떻게든 대화로 풀어보고싶은거지. 아무튼 우리집에는 강아지 소리도 전혀 안들리니 걱정말라고 했어." 

음 대체 누굴까....?

하며 나는 무스카델을 쳐다보았다. 내 눈을 피하는거 같은데...?

“혹시 너냐...? “

 

 

내가...?

 

 



나의 이 말에 자서방이 진지하게 무스카델은 아니라고 대변해 주었다.

강아지가 산책 나갈때마다 무스카델이 현관문을 그렇게나 노려보던데... 

 

 

 

 

라따뚜이 완성! 

시어머니께 배운대로 반숙 계란을 반드시 얹어야 한다. 자서방은 계란 두개...  

 

 

 

 

 

 

우리가 저녁을 맛있게 먹고 있을때 복도에서 엄청 커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곧 그 두 여인들의 목소리는 엄청 커졌고 복도에서 서로에게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대기 시작했다. 


나는 현관으로 쪼르르 달려가서 렌즈구멍으로 내다보았다. 두 여인이 윗층에서 부터 싸우면서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유일하게 알아들은 말은 : “나 건드리지 마! 건드리지 말라고!” 


자서방은 관심없는척 하더니 곧 나를 밀어내고 렌즈구멍에다 자기 머리를 드밀고 구경했다. 

그녀들은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여전히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었고 우리는 침실 창문을 열고 지켜보았다. 하도 시끄러워서 주변 집들의 셔터들이 하나둘씩 (저녁이라 닫았다가) 올라가는게 보였다. 온동네 사람들이 보건 말건 이 여인들은 너무 흥분해서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남편도 없도 아이도 없어 하지만 당신은 아이들이 더 시끄럽잖아!” 

대충 이런 얘기가 들렸다. 

사과하러 갔다가 대화 대신에 바로 싸움이 돼 버림...  

그녀들은 한참을 더 싸웠고 한사람이 차를 타고 쌩하고 떠나버린 후에서야 일단락되었다. 강아지의 주인이 아파트 복도로 올라오면서 엉엉 서럽게 우는 소리가 들렸고 또다른 이웃이 복도에 나와서 한참이나 그녀를 위로하는 소리가 들렸다. 

 

에고고... 

아파트 이웃이면 어쩔수 없이 자주 마주치게 될텐데 저러고 싸워버리면 어쩌나... 

무식아, 의심해서 미안하다. 
하도 하는짓이 점점 사람 같아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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