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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프랑스에서도 여전한 층간소음

by 낭시댁 2020. 8. 8.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층간소음이라는걸 다시 겪고 있는 중이다. 

한국에 있을땐 윗층 총각이 새벽마다 덤벨 운동을 그렇게나 했다. 부모님께서 몇번 가서 말했지만 그집 부모님은 그런적 없다고 잡아떼서 내가 녹음까지 여러개 해놨었는데 이래저래 얼굴 붉히는게 싫어서 결국 사용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궁금하기는 했다. 대체 얼마나 몸을 키웠을지 말이다. 야행성 총각이라 얼굴은 한번도 못봤네... 

우리가 이사온 아파트 위층에는 커플이 사는데 남자의 존재는 간간히 작게 들리고 여자의 존재는 항상 느끼며 살고있다. 그녀는 발꿈치로 꿍꿍 걸어다니고 집에서 운동을 하는지 저녁에 기구 소리도 너무 시끄럽다. 가장 큰 문제는 그 커플이 자주 언성을 높여 다툰다는것이다. ㅠ.ㅠ

지난 일요일 오후, 우리는 와인도 마시고 영화를 보면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커플이 너무 시끄럽게 싸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남자에게 온갖 저주를 다 퍼붓더니 미친듯이 큰소리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어딘가 전화를 걸어서 하소연을 하고 있는듯 했다. 

그리고는 뭔가 금속성의 소음이 들리기시작했다. 

자서방은 못참겠다며 올라가서 항의를 하려고 했지만 내가 말렸다. 

"쇠붙이로 지금 남자 때리고있는걸지도 몰라. 지금은 가지마. 무슨 봉변을 당하려고."

자서방은 내 말에 수긍을 하며 한마디 더 보탰다. 

"저정도 팼으면 벌써 죽고 남았을텐데 자꾸 때리네..." 


소음이 계속 이어지더니 잠시후 밖에 큰 트럭이 주차장으로 들어오는게 보였다. 자서방은 아마 위층에서 둘중 하나가 이사를 가는것 같다며 좋아했다. 

"그러게 저정도로 싸우면 둘중 하나는 나가야지. 이 소음이 짐싸는 소음이었으면 좋겠다 정말..." 

일요일인데 이웃까지 못쉬게 하고 이게 뭐냐며 자서방은 한숨을 푹푹 쉬었다. 결론은 그 트럭은 윗층과 관련이 없었고 그 커플은 여전히 같이 살고 있다. ㅠ.ㅠ 

"근데 이 소음을 들으니까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커플인지 새삼 느껴지지 않아? 저러고 싸우면서 시간과 힘을 낭비하고싶지는 않다. 나는 퇴근해서 집에 오면 항상 웃는 얼굴로 나를 반겨주고 보살펴주는 와이프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

정말 위층 싸우는 소리를 들으니까 우리가 정말 세상 행복한 커플같이 느껴진다. 물론 우리도 참 많이 다퉜다. 저렇게 죽일듯이 싸운건 아니지만 사소한일로도 어찌나 아웅다웅 했던지... 그 시절이 이제는 다 지나갔나보다. 싸우는것도 귀찮기도 하고 대부분은 사소해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 부부는 열심히 바라고 바랄뿐이다.  

위층 커플이 헤어지게 해 주세요...

둘중 하나라도 이사 나가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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