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차나부리는 방콕에서 멀지 않기때문에 당일 여행으로 다녀오기 좋다.
당일 여행 패키지를 판매하는 여행사가 현지에 많기 때문에 대충 웹사이트에서 포함내역이나 가격을 둘러보면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사실 이용하는 여행사가 다르더라도 해당 여행사에서 직접 진행하는 투어가 아니고 서로다른 여행사 통해서 예약한 사람들이 결국은 카오산근처 한자리에 모여서 로컬 가이드 인솔하에 같이 가게되더라
난 일본 친구가 예약했는데 비교해보니 한국 여행사보다 싼듯해서 선택했다.
집합장소인 카오산 까지 가는대신 호텔이나 아속 한인타운에서 픽업이 된다고 해서 아속에서 조인했는데 결국은 바로 여행을 가게되는게 아니고 카오산으로 다시 가서 거기서 다른 일행들을 한참 기다렸다가 미니버스와 가이드를 배정받고 칸차나부리로 출발하는거였다.
가이드와 미니버스를 배정받을때 중요한건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이 바글바글 모여있고 여행하는 목적지가 같더라도 미니버스가 여러대인 경우가 많으니 눈치껏 사람들이 적게타는 벤으로 가야 한다는거 ㅎㅎ
난 옆에 한무리 한국인 젊은 관광객들이 모여 있었는데 사실 너무 시끄러워서 살짝 피해 서있다가 나중에 "칸차나부리~" 하고 가이드가 부를때 좀 떨어져섯 늦게 걸어갔다. 결국 먼저 간 사람들은 한데 몰려서 타고 우리는 두번째 벤에 올랐는데, 영국인 중년부부, 아일랜드 총각한명 그리고 나랑 일본 친구 딱 이렇게만 오붓하게 타서 서로 얘기도 하고 재미있게 여행을 가게되었음!!
처음 도착한 곳이 연합군 묘지, 전쟁 박물관 그리고 바로 이 콰이강의 다리였다.
일제 침략에 대한 결과물들인데
같이간 일본인 그녀는 정말 헤맑게도.. 일장기앞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연합군 묘지에서도 아주 발랄하게 뛰어다녔다.
나중에는 얘가 대체 이게 뭔지 알기나 하는건지 싶어서 슬쩍 물어봤는데 역시나 이것들이 뭔지 전혀 파악을 못하고 있는거였다.
일본에서는 역사공부를 제대로 안시킨다더니... ;;
참 헤맑아서 좋은 친구
너무 몰라서 저렇게 헤맑게 여행했으니 차라리 다행인가 싶기도 했다.
콰이강의 다리에서 실컷 놀다가
기차를 타고 한시간 반정도 이동한다.
에어컨 없고 그냥 창문이 활짝 열려있다.
오가는 풍경도 새롭고 평화롭고
무엇보다 창문을 열고 기차를 탄다는 상황 자체가 재미있었다.
옆에 연인들이 꼭 붙어서 다정해보이길래 몰래 찍었다.
일명 죽음의 철도
일제시대 태국인들을 강제로 동원해서 이 위험한 철도를 건설했는데 당시 죽은 사람들이 수두룩 했다고 한다.
유명한 전쟁영화 "콰이강의 다리"의 배경이 된 그곳이라는..
난 아직 안본 영화지만 꼭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이렇게 (일본인들을 포함해서) 관광객들이 전 세계에서 우르르 몰려와 기념 사진을 찍고 웃는걸 당시 희생자들이 본다면 어떤 기분일까 싶은 생각이 들어 잠깐 마음이 숙연해 지기도 했다. 우리나라 독립기념관에 갔을때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었다.
관광객들이 저 아찔한 철도위에 걸어다니다가 갑자기 기차가 오니 저렇게 아슬아슬 매달려있다..ㅠ.ㅠ
아래는 까마득한 낭떠러지..
요즘에도 사상자가 있을거 같은데...?
점심식사-
투어에 포함된 식사여서 크게 대단한 음식들이 나오진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맛있게 먹었다.
영국인 중년부부와 아일랜드 총각 그리고 우리 두명이 한테이블이 앉아서 다른 팀보다 훨씬 재미있게 수다도 떨고 음식도 나눠먹고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밥먹고나서 같이 아이스크림도 사먹었다.
서로 각자 나라의 연차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영국인 부부의 딸이 아시아에 일하는데 정말 연차가 너무 적다고 사실이냐길래 내가 한국에서 일할땐 여름 휴가 빼고는 연차를 써본적이 없고 심지어 동료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을때도 병가가 아니라 연차를 이용했었다니까 경악을 하더라 ㅎㅎㅎ
암튼 나는 지금 행복하고 일년에 14일 연차도 있고 병가도 마음대로 쓸수있어 매우 만족한다고 하니 다들 끄덕끄덕
(그런데 왜 표정들은 딱하다는 표정들인건지..ㅎㅎ) 하긴 우리 자서방은 태국에서 일하지만 20일의 연차가 있고 공휴일에 일해서 휴가로 대체하는거까지는 일년에 30일이 넘는다. 문제는 내가 연차가 부족하니 여행 계획을 짜기가 어렵다는거..ㅠ.ㅠ
일정중에 코끼리 트래킹도 있다.
당시에도 하지말까 망설이다가 사실 호기심이 더욱 앞서서 그냥 했는데 우리 둘다 바로 후회했다.
현지인이 같이 동행하는데 코끼리를 다루는데 낫으을 들고 있더라 ㅠ.ㅠ
미안하다 코끼리야 다신 안그럴게;;
트래킹에 물로가는 코스는 없는데 가끔 조련사가 코끼리를 물로 데리고 갈때가 있다.
코끼리가 물로 내려가더니 막 앉았다 일어났다 ㅋㅋ 저 사람들 물로 여러번 꼬르륵 꼬르륵 허우적 허우적
우리가 옆에 배타고 가면서 막 웃으니까 쿨하게 손을 흔들며 웃어보임
대나무 땟목
이건 왜 탔는지 잘 모르겠다
그냥 기념 사진 찍으라고 하는건지
아주 눈깜짝할새에 끝난다.
우리는 일행끼리 단체사진도 찍고 나름 즐겁게 보냈다.
그다음에 간 곳은 사이욕 노이 폭포
개인적으로 여기가 가장 재미있었다.
필리핀에서도 자주보던 정글과 폭포 그리고 그걸 즐기는 현지사람들
눈이 정화되는 기분
근데 저 바위가 엄청 미끄럽고 가파른데 경고 표지판 조차 없다.
현지인들이야 워낙 잘 아니까 어린애들도 노련하게 올라가서 잘 놀던데
백인 소년하나가 저기 기어코 따라 올라갔다가 낭패를 봤다.
미끄러졌는데 다시 일어나서 중심잡으려다 또 미끄러지고
울지도 못하고 내려오지도 못하고 완전 하얗게 질려서 엎드려있는데 주변에 놀고있는 현지인들은 도와주는 이 하나도 없고 우리를 포함한 외국인들만 놀래서 소리치고 어쩌지 못하고 발 동동 구르다가 나중에 얘네 아빠가 달려왔는데 아빠도 올라가면서 계속 미끄러졌다 ㅠ.ㅠ
암튼 어찌나 마음을 졸였는지..
동남아 관광이 이런 사소하게 위험한 요소가 많은것 같다. 태국에서 관광객들을 유치하면서 이런 안전규정들은 신경을 안쓰니 관광객들이 알아서 몸을 사려야 하는거다.
우리도 물에 들어갈까 말까 했지만 가져온 여분의 옷이 없는 관계로 그냥 발만 담그고 놀았다.
영국인 아주머니는 여분옷을 갈아입으셨는데도 불구하고ㅎㅎㅎ 발만 같이 담그심
돌아오는길에는 미국인 총각하나가 호랑이사원을 구경하고 우리 벤에 조인해서 방콕으로 같이 돌아왔는데 호랑이를 직접 만졌다며 완전 흥분해서 사진도 보여주고 무용담처럼 내내 떠들었다.
나중에 그 호랑이 사원은 불법으로 아기 호랑이들을 중국등에 약재로 팔다가 적발되었다. 그리고 실은 호랑이들을 평화롭게 잘 길들였던것이 아니라 약물등을 주입해서 애들을 헤롱헤롱하게 한 후 돈벌이로 이용해 오던거라고 한다.
태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스님들이 그럴수가... ㅠ.ㅠ
아무튼 칸차나부리 투어는 너무 재미있었고
당일 투어면 충분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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