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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어머니와 장볼때 내가 눈치보는 순간이 있다.

by 낭시댁 2022. 1. 1.

만두 재료를 사느라 시어머니를 따라서 그헝프레에 따라갔던 그날 아침.

오늘도 우리는 입구에있는 베이커리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어제 구운빵 매대를 살피고 있었다.

“빵오쇼콜라가 한봉지있구나!!”

“근데 10개나 들었어요. 우리 한봉사서 나눠먹을까요?”

우리 시어머니 나더러 일단 카트를 잘 지키고 있으라고 하시더니 금방 가셔서 빵오쇼콜라를 계산하고 오셨다.

"너희 둘다 이거 좋아하잖니. 냉동실에 넣어놓고 먹거라, 한번에 또 다 먹지말고..."

음... 그게요... 잘 안돼요...

이틀이면 나랑 자서방이랑 10개 다 먹을 수 있을것 같지만 그냥 끄덕끄덕하며 감사히 빵 봉지를 안아들었다.

그헝프레는 야채와 과일의 신선함이 확 느껴져서 들어올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오잉, 클레멍틴 세일하네?! 1킬로에 1.20유로, 싸다!

시어머니께서 생선을 보고 계시는 동안 나는 봉지에 클레멍틴을 담고있었다. 그런데 잠시후 다가오신 시어머님께서 원산지를 보고 사야 한다시며 더 맛있는걸 사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래도 이게 훨씬 싼데요? 저 그냥 이거 5개만 살게요. 별로 생각은 없었는데 싸니까 사는거예요."

"아니야, 내가 이걸로 사줄거야. 이거 먹으면 생각이 바뀔거다."

"그럼 그거 이리 주세요. 제가 계산할게요. 대신 반반씩 나눠먹기로 해요."

흠... 아무리 말씀드려도 뜻을 안굽히시니... 그냥 감사히먹기로 했다 ㅡㅡ;

음... 사과... 킬로당 1.29유로...

봉지에 사과 5알을 주섬주섬 담으면서 나도 모르게 저쪽에서 비싼 사과를 담고 계신 시어머니를 살피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오시기 전에 빨리 담아야지.

하지만 이내...

"내가 여기 맛있는 사과, 미셸이랑 너 먹을거까지 많이 샀단다. 그거 내려놓으렴. 그거보다 이게 훨씬 맛있어."

"저 어차피 스무디 (해독쥬스)로 갈아먹는거라 비싼 사과 살 필요없어요, 이거면 충분해요."

그래도 굳이 훨씬 더 맛있는 사과라고 하셔서 "그럼 맛보게 딱 하나만 주세요." 라고 말씀드리는 것으로 조율했다.

만두에 넣을 대파는 구할수가 없으니 아쉬운대로 양파줄기(이게 공식 이름인걸까)로 대체했다. 사실 맛은 대파와 흡사한것 같다.

부추 넣는게 제일 좋은데... 씨불렛이 있길래 샀는데, 요만한 묶음에 0.99유로나 하다니... 만두에 넣었을때 존재감도 좀 딸리는것 같아서 다음번에는 안넣어도 될것 같다. (음? 다음에 또 만들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숙주도 샀다!

오랜만이구나 숙주야. 네 친구 콩나물에게 내가 많이 그리워한다고 전해다오...

그헝프레 쇼핑을 마친 우리는 근처 대형마트인 오샹에도 잠깐 들렀는데 시어머니께서는 밤크림 (크렘드마롱)은 다음에 여기와서 사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크램드마롱 현지가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참고하시도록 올립니다 :)

250g 캔: 1.66유로 (약 2200원)
220g 튜브형: 1.57유로 (약 2100원)
100g캔 X4개 묶음: 3.38유로 (약 4500원)
한국보다 많이 싸지요˜?

일전에 울 언니가 튜브형을 보내달라고 했을때 시어머니께서 여러군데 마트를 들르신 후에 이곳에서 사다주셨던 것이다. 우리 시어머니 최고! 감사합니다...

오늘도 내가 산것보다 시어머니께서 사주신게 더 많다.

저녁먹기전이라 3개는 너무 많다고 말렸더니 결국 2개만 먹고 하나는 반납했다.

자서방은 빵오쇼콜라를 보자마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접시에 3개나 담았다. 그리고 나머지 7개가 든 봉지를 꽁꽁 동여묶길래 내가 말했다.

"냉동실에 넣어놓고 먹으라고 하시던데?"

우리 남편 피식 웃더니 빵 봉지를 이렇게나 참신하게 걸어놓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그 웃음의 의미는 당연히 이해했음.

우리 부엌에 빵나무가 생겼다ㅋ 이틀만에 사라질거라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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