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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순무김치에 수제 칼만두국까지

by 낭시댁 2022. 1. 14.

리들에서 파는 순무 한망을 사와서 순무 김치를 만들었다. 요즘 이 순무 덕분에 배추 김치를 안한다.

무는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빠져나온 물기는 안버리고 그대로 버무린다.

내 김치 양념은 조금씩 다르다. 그때그때 있는대로... 고춧가루 2큰술, 태국산 피쉬소스 콸콸, 생강, 마늘, 사과 반쪽, 찬밥 한숟가락, 설탕 대신에 과일 주스 남은거랑 미라벨 콩포트 한숟가락 넣고 믹서기에 위잉 갈아주었다. 사실 긴가민가했지만 맛이 아주 좋아 다행이다.ㅋ

깍두기든 순무김치든 액젓과 닷맛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1인이다.

쪽파나 부추따윈 구하기도 어렵고 비싸서 그냥 흔하고 저렴하지만 맛있는 당근과 양파를 요리마다 주구장창 넣는다.ㅋ 나중에 김치 맛이 좀 들면 당근이랑 양파 건더기는 비빔국수할때도 넣어서 비비고, 라면이나 국 끓일때 넣거나 혹은 고기 볶을때 넣어도 액젓맛이 섞여서 맛있다.

이틀쯤 상온에 뒀더니 맛있는 냄새가 폴폴나서 뭔가 국종류를 끓여서 순무김치를 맛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뭘 만들지... 오늘도 만두국인가... 그렇게 고민하다가 갑자기 칼 만두국이 먹고 싶어졌다! 사실 한국에서도 나는 칼 만두국은 먹어본 적이 없다. 만두국에 잔치국수를 넣어서 종종 끓여먹기는 하지만 말이다.

시댁에 달려가서 제면기로 뽑으면 후딱 되기는 하겠지만 난생 처음으로 손 칼국수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밀가루에 소금 살짝 넣고 뜨거운 물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익반죽을 한 후 봉지에 꽁꽁 말아서 30분 정도 뒀다가 밀었다.

손칼국수의 달인인 우리 친정엄마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뭐 그냥 큰 욕심 내지 않으면 손칼국수 만드는건 별로 어려운일이 아닌것 같다. 적당히 적당히 밀어서 적당히 적당히 썰어주기. 어차피 내가 먹을거니까.

따각따각 칼국수 썰리는 소리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반은 내일 짜장면을 만들어 먹기로 하고 반만 끓는 물에 삶았다. 아니면 밀가루가 너무 많이 묻어있어서 국물이 탁해질까봐-


그리고 만두국을 끓여서 (역시 당근와 양파만 넣고 국물은 불란서 MSG로) 미리 삶은 칼국수를 넣고 조금더 끓여주고 끝!

지난번 순무김치보다 더 맛있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순무 자체가 더 달달한 느낌이다. 두번이나 더 리필해서 먹었다. 뜨거운 칼국수와 만두를 씹다가 시원하고 아삭한 순무가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느낌이 아주 중독성 있다.

너무 뿌듯해서 사진을 또 여기저기 뿌려서 자랑을 했다.

시어머니 답변: 맛있겠구나. 면 만들러 오지 그랬니.
우리엄마 답변: 장금이 다됐네.
우리언니 답변: 인제는 별걸 다 만드네. 순무김치에 만두에 칼국수까지 전부다 직접 만든거네?!

오 그러고보니 진짜 전부 다 내 손으로 만든거구나. 살다보니 내가 이러고 살 줄이야ㅋㅋㅋ

한국에 있었다면 국수든 만두든 마트에서 간단히 사먹었을텐데 해외에 살다보니 저절로 뭘 자꾸 만들어먹게 된다. 덕분에 직접 만들어 먹는 즐거움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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