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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여유로운 오미크론 격리생활

by 낭시댁 2022. 3. 11.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뜨거운 물을 한잔 마시고 남편이 사다준 이 희한한 증기 호흡기(?)에 뜨거운 물을 한 컵 붓고 코와 입을 갖다대고 콧속 점막을 적셔준다.

따뜻한 증기에 숨을 깊이 들이쉬고 뱉고를 반복하다보면 밤새 말라있던 코가 말랑말랑 되살아나는 기분이 든다. 대신에 다스베이더같은 소리가 나는건 덤이다. 낯선 소리때문에 무식이가 슬금슬금 피한다.

그리고 틈틈히 코 스프레이도 뿌리고 (입으로 뱉는다) 뜨거운 생강꿀차도 한두잔씩 마신다. 생강가루가 참 요긴하다. 닭죽끓일때도 팍팍 넣었다.

보쥬에서 사온 전나무꿀, 아껴먹었는데 이제 다 먹었넹..

닭죽을 밥솥에 한가득 만들어두었다. 자서방도 좋아하니까...

렌틸콩이랑 다진버섯때문에 색감이 영 아니지만 맛은 정말 끝내준다.

어제는 낮에 갑자기 돼지고기가 먹고싶어서 삼겹살에 갈비양념을 입혀서 구워먹었다. 상추는 밥보다 더 많이 먹고-

누구는 코로나에 걸리면 입맛도 떨어진다던데 나는 시간이 남으니 먹고싶은것만 더 많아졌다. 간헐적 단식은 그대로 하지만 그 사이에는 뭘 먹을지 알차고 촘촘하게 (너무 과하지는 않도록) 미리 계획한다.

김치가 다 떨어져가길래 냉장고에서 방치되었던 순무를 가지고 드디어 김치를 만들었다. 학교다닐때는 복습하느라 바빠서 못했는데 밀린 숙제를 하나 끝낸 기분이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창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했다.

새소리와 흙냄새를 맡으니 봄이 느껴진다. 와 상쾌하다...

이렇게 날이 좋은데 우리 무식이는 책장에서 고개를 떨어트린채 낮잠에 빠져있다.

환기하느라 찬바람이 마구 들어오는데도 코까지 골면서 제대로 자고 있는 중이다. 야, 인나봐. 기상! 봄이 왔다고!

우리 시어머니께서는 미용실에 가셨다며 메세지를 주셨다. 기분전환이 되시겠다. 염색 하셔도 솔직히 내눈에는 차이를 잘 모르겠던데...

환기후에는 기분 좋아지라고 아로마 디퓨저도 켰다. 무식이는 이걸 쓸때마다 가운데 구멍에다 주먹을 갖다대면서 신기해한다. 동영상을 못찍다니 아쉽다.ㅋ

말로만 듣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도 2편까지 봤다. 무식이랑 같이-
오미크론 걸린건 분명 안좋은 소식이었지만, 그래도 증상도 가벼운데다 집에서 쉴 수 있어서 조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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