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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행복은 가까이, 항상 그곳에 있다.

by 낭시댁 2022. 4. 8.

시부모님께서 여행에서 돌아오신 바로 다음 날, 시어머니께서는 학교 끝나고 잠깐 들러서 차를 마시자고 하셨다.

여행 이야기도 들을 겸, 수업이 끝난 후 시댁으로 갔다.

그런데 시댁에 들어서는 순간, 시어머니께서 반갑게 반겨주신 하셨지만 뭔가가 허전하다. 항상 내가 현관문을 열자마자 달려나오던 고양이들이 아무 반응이 없었던 것이다!

거실로 갔더니 시아버지와 티비를 보고 있는 고양이들

그런데! 어쩜 내가 왔는데 고개도 안돌리냐?! 야! 내가 왔다고! 니들이 그렇게 좋아하던 형수님이자나!

내가 기가막혀서 혀를 찼더니 시부모님께서 웃으셨다.

결국 이스탄불이 고개만 돌려서 나를 바라봐주었다. 그런데 표정이 그게 모니...

왜 째려보냐...

"형수, 왔으면 티비보게 조용 좀 하시오."

알았다...

시부모님이 계시니 거실 벽난로에 다시 불이 붙고 집안에 온기가 돌고 있었다.

"두분 바르셀로나 계실땐 날씨가 그렇게나 좋더니 기온 뚝 떨어지고 추워졌을때 돌아오셨네요.."

"응, 바르셀로나도 우리가 있을땐 그렇게 흐리더니 지금은 날씨가 좋다더라..."

저런저런... 그래도 여행이 너무너무 즐거웠다고 하시며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어제는 우리 모두 한 방에서 잤단다. 평소 혼자 자는걸 좋아하는 모웬까지도 내 옆에서 같이 잤다니까. 여행도 즐거웠지만 집에오니 더 좋다. 그곳에서 너무 잘 먹고와서 한동안은 다시 다이어트를 해야할 것 같아."

어머님께서는 초콜렛과 하몽을 내주시며 말씀하셨다.

"자 받거라. 네가 선물 사오지말라고해서 나 정말 아무것도 안샀다."

"이건 선물 아닌가요!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카나리아가면 저두 빠에야 사주세요."

"오냐오냐."

기분 좋게 집에 돌아왔더니 일찍 돌아온 남편이 작은 상자를 나에게 내밀었다.

"며칠전에 내가 말했지? 전자제품 쿠폰이 생겼다고... 오늘 가서 와이프 선물로 바꿔왔어."

"으잉...? 이게 그... 애플 무선 이어폰...?"

"응, 에어팟 프로. 와이프가 무선 이어폰 갖고싶다고 했잖아."

"쿠폰 100유로짜리아녔어? 이거 가격 두배 넘을것 같은데?? 난 노이즈 캔슬링 안돼도 등하교길에 쓸 저렴한 무선 이어폰 말한거였는데.."

남편은 그저 씨익 웃으며 빨리 착용해보라고 했다.

나는 왜 비싼걸 사왔냐며 타박을 주다가 막상 남편이 내귀에 꽂고 음악을 켰을때 음질이 너무 좋아서 입을 딱 다물고는 남편을 빤히 올려다보았다. 그 모습에 남편이 그럴줄 알았다며 크게 웃었다. "…좋네..."

시어머니의 선물을 간신히 거절했더니 남편에게서 생각지 못한 선물을 받았다. 아이고...

그나저나... 유선에 길들여져서 길바닥에서 잃어버리기 딱 좋을것 같은데... 정신 바짝 차려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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