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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이야기

방콕에서 짜장면 짬뽕이 생각날땐 _ 아속 자금성

by 낭시댁 2017. 3. 20.

주말 오전 자서방과 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집에서 뒹굴고 있었다. 아침내내 자서방이 이제 식단을 좀 조절해야 한다며 그렇게나 잔소리를 해서 나름 혼자 진지하게 반성 및 성찰을 하고 있었다. 내가 너무 면요리를 좋아해서 이제는 라면이나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그리고 저녁식사때는 특히 먹는 양을 줄이라는... 

사실 나는 원래 많이 먹어도 살이 안찌는 체질이었다. 지금껏 체질 하나만 믿고 과식을 생활화해 온 일인이다. 문제는 30대 후반으로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모든 우주의 기운이 다 내 뱃살로 모이는 기분이다.ㅎㅎ 체질이 더이상 내 식탐을 쉴드해 주지를 못하나보다.. 

아무튼 진지하게 반성중이었는데 친구가 짜장면먹으러 가자고 카톡이 왔다. 

오~~!! 짜장면!!! 콜~!!  

식단 조절은 자서방이 볼때만 하는거...

​아속 한인타운에 장원위 3층에 있다. 

코리안 차이니즈 퀴진.. 진짜 다음에 에바도 한번 데려와야겠다. 중국음식이 한국에서 어떻게 정착되었는지를 보여줘야해.. 그녀는 불닭면도 좋아할만큼 매운걸 잘먹으니 분명 짬뽕도 좋아할거야~ 가만, 짬뽕도 근데 중국에서 온건가...? 

​이집에서 가장 맛있는건 개인적으로 짜장면과 기본 짬뽕! 

여기 쟁만짜장도 맛있는데 그냥 기본 짜장하나랑 해물 짬뽕을 시켰다. 

평소에는 탕수육도 시키곤 하는데 오늘은 식욕을 조금 눌렀다. 어차피 내 친구가 양이 적어서 ㅎㅎㅎ 저거도 내가 혼자 다 먹을판이다. 

일단 짜장면을 먼저 먹었다. 역시 맛있다. 

시원한 단무지와 곁들이니 최고다. 

초딩때 중국집하던 내 친구는 도시락 반찬에 항상 단무지를 싸오곤 했는데 그 촉촉하고 시원한 중국집 단무지가 어찌나 맛있던지..ㅎㅎ 

중국집만 가면 그친구 생각이 난다. 같이 숙제하러 가면 여름에는 냉면 겨울에는 짬뽕을 얻어먹었다. 그집 홀에서 숨바꼭질하다가 다른 친구랑 냉장고에서 냉면 위에 올라가는 소고기 편육을 훔쳐먹은적이 있다. 미안하다... 난 한개밖에 안먹었다... 느네집 냉면이 지금 생각해도 최고였다... 

난 짜장면과 짬뽕사이에 갈등이 누구보다 심해서 둘다 놓치지를 못한다. 식구들이랑 먹을때도 남들이 짜장면을 더 많이 시키면 난 짬뽕을 시켜서 꼭 남들이랑 바꿔먹는다. 근데 반드시 짜장면을 먼저 먹어야 한다. 짱뽕을 먼저 먹으면 왠지 매운맛때문에 짜장맛이 덜 느껴지는 기분이다.

짜장면을 먹고나서 짬뽕을 먹었다. 역시 좋다. 친구는 해산물을 안먹는다고 했다. 정말 좋은 친구다...  오징어가 이렇게 탱글탱글 한데도..? 

근데 짬뽕은 해산물 짬뽕보다는 그냥 기본 짬뽕이 더 맛있다. 국물이 훨씬 깔끔하고 매콤했던 기억이다. 

친구는 얼마 먹지도 않고 배가 터질것같다고 난리다. 그래서 남은건 내가 다 먹었다. 짬뽕 면을 건져서 남은 짜장소스에 비벼먹는 필살기까지 나왔다. 한숨쉬는 자서방의 얼굴이 잠시 환영처럼 스쳐갔지만 외면했다. 

"친구야. 이제 디저트 먹으러 가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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