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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태국

우리집 도마뱀은 유리컵도 깬다.. 못하는게 없는 이집 도마뱀..

by 낭시댁 2019. 8. 15.

우리집에는 유리컵이 유난히 많았다. (과거형 ㅠ.ㅠ) 

자서방이 나와 결혼하기 전부터 (시어머니를 닮아서 그런지) 컵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크고 작은 유리컵, 머그컵 그리고 커피잔들이 필요 이상으로 많았다. 

그런데 최근 2주 동안 유리컵을 네개나 깨먹었다. 물론 예전부터 자서방은 컵이나 잔들을 종종 깨먹기는 했다.

그중에 하나는 내가 깼으므로 잔소리를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자서방.. 손에 힘이 빠지는거야? 왜 자꾸 깨먹니.. 

그 많던 유리컵들이 더 어디로 간거니-

 

요즘에 부쩍 유리컵을 자주 깨는 이유 중 한가지는 프랑스에 다녀온 후로 부터 와인 후유증(?)이 남아서 저녁마다 와인을 꼭 몇잔씩 마시고 있는데, 와인잔을 꺼내자니 깨먹을까봐 조심스러워서 그냥 유리컵에다 마시는 중이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와인잔 대신 유리컵을 깨먹는 중;; 

아무튼 자서방은 자기가 깨먹고는 항상 핑계라고 하는 말이 

"내가 안그랬어. 내가 분명히 테이블 위에 컵을 올려놨는데, 게코가 와서 건들였나봐" 

자서방이 말하는 게코는 도마뱀이다. 

 


 

우리집 도마뱀은 유리컵도 깨먹고 사람 없을땐 불도 켜놓고 에어컨도 켜놓고 나간다. 물론 자서방이 깜빡하고 그런거지만 자서방은 맨날 게코가 그랬다고 말한다.

심지어 우리집 게코는 방구도 뀐다.. 


한날은 저녁에 나혼자 침실에서 조용히 책을 보고 있었는데, 자서방이 물 마시러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후 방구소리가 났음.... (자서방은 내가 블로그에 뭘 쓰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다행히...)

곧 자서방이 방문을 열고는 빨갛게 상기된 얼굴을 들이 밀면서 민망한듯 웃고 있길래 내가 말했다. 

"응, 나 들었어"

"ㅋㅋㅋ 나도 들었어. 근데 나 아니야. 게코가 뀌고 간거야. 나도 놀랬다니까.."  

내가 말을 말자 ㅎㅎㅎ

우리집 게코는 참 억울하겠다.

 


나는 도마뱀을 아끼는(?) 편이다. 동남아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방콕에도 집에서 도마뱀이 흔하게 나타난다. 물론 갑자기 나타나면 나도 놀래긴 하지만, 도마뱀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들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자서방한테도 도마뱀은 무심코라도 해치지 못하도록 당부 한다. 

어느날 청소기를 돌리는데 갑자기 앞에 도마뱀이 나타나서 하마터면 밟을뻔 했다. 어찌나 놀랬던지.. 금방 가구 뒤로 들어가서 숨어 버렸다. 

근무중인 자서방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나 거실에서 게코 봤어. 혹시라도 보이면 그냥 도망가게 놔둬. 겁도 주지말고.. " 

"커?"

"중간 크기"

"그럼 작은거랑 큰거는 죽여도 돼?"

"아니 우리집은 게코 보호구역이야. 보호해 줘- 안그래도 내가 밟을뻔해서 걔가 나보다 더 놀랬을거야"

"오케이."

 

오래전 자서방이 무심코 문을 닫다가 문틈에 도마뱀이 껴서 참사를 당한 적이 있어서 말만듣고도 어찌나 놀랬던지.. 그래서 자꾸 신신당부를 하는 중이다 ㅎㅎ 

아무튼 집에 유리컵이 거덜나고 있는 중이라 며칠 전 집근처 마트에 가서 적당히 크고 저렴한 컵으로 골라서 자서방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이거 어때? 한상자에 네개 들어있어" 
 
"응 좋네. 두상자 사"
 
"한상자에 네개 들어있다니까?"
 
"8개도 부족할 것 같애. 우리 또 깨먹을거니까. 아 맞다, 도마뱀이.".

 

나는 한상자만 사왔고 어제 저녁에 자서방은 벌써 하나를 깨먹었다. 내 눈앞에서... 

내가 똑똑히 목격을 했는데도, 게코가 다녀갔더라며 우겼음... 

 

그나저나 요즘 우리집에 부쩍 집에 도마뱀이 잘 안보이네.. 다들 억울해서 도망갔나..ㅎㅎ

 

뽀나스 짤은 우리 시어머니께서 보내주신 고양이들 ... 과 도마뱀 사진들이다. 

이스탄불이 도마뱀 잡아와서 모웬이랑 갖고 놀(?)다가 도마뱀은 결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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