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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향좋은 차를 사랑하시는(?) 시어머니

by 낭시댁 2020. 5. 8.

점심을 먹고나서 오늘은 시어머니께서 나에게 차를 끓여주시겠다며 나섰다.

서랍 여기저기 온갖 차를 다 꺼내서 보여주시는걸 보고 슬쩍 말씀드렸다.

 

“전 현미녹차면 되는데요.. 전 현미녹차가 좋아요.... 저에게는 선택권이 없나요...”

자서방이 테이블에 식기들을 치우다가 웃으며 나에게 대신 대답했다.

“없지~ 니 여권은 우리가 가지고 있으니 복종해야지~”

시어머니는 물이 끓는 동안 꺼내놓으신 차들을 보여주시며 설명을 시작하셨다. 이건 누가 준거고 또 이건 어디서 온거고..

 
“이 차는 내 친구가 중국여행 갔다가 사왔지. 엄청 비싼거라더구나. 오늘은 이 차를 마시거라”

근데 찻잎을 너무 많이 넣으시네요.... 우리 둘만 마실텐데...

입맛이 저렴한 나는 ‘이 비싼 차가 현미녹차보다 맛있을까?’ 생각밖에 없었다.ㅎㅎ

 

 

 

“이 주전자는 실버야. 우리 할머니가 물려주셨어.”

어디선가 꺼내오신 오래돼 보이는 주전자는 과연 들어보니 정말 엄청 무거웠다. 


차가 우러나는 동안 시어머니는 물으셨다. 

“한국에도 차밭이 있니?”

“그럼요!!”

오래전 보성 녹차밭에 다녀왔던 사진들을 보여드리고 나중에 꼭 같이 가자고 말씀 드렸다.

“그래 그러자. 난 차를 좋아한단다. 향이 너무 좋아. 음~ 사썽봉!!”

차가 제법 우러났을때 시어머니께서 찻잔을 꺼내셨다.

“잔을 왜 하나만 꺼내세요? 저 혼자 이걸 다 마셔요? 같이 드셔야죠! 향이 좋은데요...”

 

“난 커피 마실거다”

호호호 하시더니 시어머니는 커피머신쪽으로 사라지고계셨다.

뭐지...

자서방이 나를 보며 저쪽에서 막 웃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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