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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내 첫미션: 감자퓨레 만들기 (feat.프랑스 집밥)

by 낭시댁 2020. 5. 9.

며칠전 시어머니께서 말씀 하셨다.

"너에게 첫 미션을 줄게. 혼자서 감자퓨레 만들수 있겠니? 메쉬포테이토 말이다."

"저 오늘 생일인데요-"

ㅎㅎㅎ 당돌하게 반항해 보았다. 양쪽눈을 순하게 깜빡깜빡이며ㅎㅎㅎ 

자서방한테는 통하던데..

"그러니까 내일 하면 돼. 내가 알려준 레시피를 미리 떠올려 보도록 하고."

그렇게 내 첫 미션이 주어졌다.

 

다음날 자서방은 아침부터 내 미션을 상기시켜주었다.

“오늘 잘 할 수 있지? 기대할게”

우리 자서방은 메쉬포테이토를 많이 좋아한다. 그래서 많이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침 식사후 엄마랑 화상통화를 끝내고 부엌으로 갔더니 자서방이 이미 감자를 깍아두고, 같이 갈아넣을 셀러리루트도 꺼내놓은 상태였다. 내가 잊어버렸을까봐 저런다ㅎㅎ

책을 펼쳐놓고 차근차근 확인 해 가면서 만들었더니 간단하게 완성되었다! 

 

 

 

 

 

 

 

 

 

옆에서는 시어머니께서 내 감자퓨레와 같이 먹을 점심 주요리인 소세지를 굽고계셨는데 비주얼도 냄새도 끝내줬다.

지글지글...

이러니 나랑 자서방이 여기서 살이 안찌냐고요.....

크고 무거운 주물팬을 꺼내서 인덕션 양쪽을 켜놓고 구우셨다.

 

 

 

 

소세지 진짜 맛있었다.

자서방이 왜 자꾸 태국 소세지를 무시했는지 이해가 갔다. ㅎㅎ

자서방이 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서 퓨레와 소세지가 약간 남았을때 시어머니께서 그만 먹으라고 다 뺏아가셨다ㅎㅎㅎ

요즘 자주 보는 장면이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눈치없이 계속 먹는 자서방과 그만먹으라며 단호하게 음식을 뺏아가시는 시어머니-

 

 

 

 

이건 저녁에 시어머니께서 구우신 요린데 이름은 모르겠다. 얇게 슬라이스한 쥬키니를 잔뜩 넣고 밀가루등과 버무린 후 오븐에 구우셨다.
호박전이랑 비슷한 맛이어서 나는 좋았다.

치즈를 안먹는 자서방때문에 일부러 치즈를 안넣고 구우셨는데 자서방은 이걸 안먹는다고 해서 시어머니께서 화가 나셨다ㅎㅎㅎ 

자서방은 눈치 없이 “다음에는 치즈넣고 하세요” 라고 해서 시어머니 속을 한번더 뒤집어 놓더니, 낮에 내 와이프가 만든 감자퓨레 어딨냐고 부엌에 가서 냉장고를 뒤지더니 못찾고 잔뜩 실망해서 돌아왔다. 
조금 남은거 자서방이 못먹게 뺏아가셨는데 너무 조금이라 보관하지 않고 그냥 버리셨나보다ㅎㅎ

 

 

연어를 먹을때는 주로 삶은 감자를 같이 내신다. 요즘 나는 평소보다 덜먹으려고 노력중이지만 딱 저만큼 한 접시 더 리필해 먹었다. 

 

 

다들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딸기와 파인애플을 먹는데 자서방은 평소처럼 마지막까지 혼자 식사 중이었다. 감자가 한알 남았을때 시어머니는 나에게 권하셨고 안먹는다고 하자 그대로 들고 나가시려고 하셨다. 자서방이 매달려서 사정한 후에 감자 한알을 얻어 먹을 수가 있었다.ㅎㅎ

“나중에 내가 감자퓨레 많이 만들어줄게”

“고마워.. 이런 감자는 열개도 먹을수있는데 감자 한알로 사정하게 만드시다니... 빨리 이사나가고싶어지네”


남편아...

할말하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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