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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여름에는 시원한 렌틸콩 샐러드

by 낭시댁 2023. 6. 21.

종강하고 나면 아침마다 리들에 갈 줄 알았는데 예상했던것보다 바쁜 일들이 많아져서 오히려 장볼 시간이 줄어들어버렸다. 

리들에 갔더니 아티초크 캔이 있네. 전에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신대로 '심장'부분만 따로 손질해서 판매를 하고 있었다. 처음에 프랑스에서 장보러 갔을때 하나같이 다 생소해보였는데 이렇게 하나둘씩 알아가는 중이다. 

 

냉동코너에서 발견한 또다른 반가운 음식! 냉동비빔밥이다. 

무려 한글로 친절하게 비빔밥이라고 적혀있다. 4.19유로. 한국인을 위한 맛은 아닐듯 하여 별로 먹어보고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반갑다. 

아시아 음식 행사기간이었는지 쌀국수도 발견했다. 

하나 사면 두번째상품은 반값이다. 많이 사고싶지만 4개밖에 없어서 일단 다 쓸어담았다. 그리고는 시어머니께 2개를 드리려고 바로 시댁으로 갔다. 

 

 

어머님께서는 이른 시간에 찾아온 나를 무척 반겨주셨다. 아침부터 갖가지 재료를 꺼내놓고 여러가지 요리를 한번에 준비하고 계셨는데 어떤 요리를 하실건지 즐거운 표정으로 나에게 설명해 주기 시작하셨다. 

 

"휘바브 타르트를 만들거야. 너도 좀 줄까?" 

 

"아니요 저는 괜찮아요." 

 

"그리고 나는 쥬키니를 살짝 데쳐서 샐러드를 만들거야. 이거 좀 줄까?"

 

"감사하지만 괜찮아요. 쥬키니 샐러드는 여전히 저에겐 생소해요;" 

 

"오이를 가지고 차지키를 만들거야, 너도 먹을래?" 

 

"전에 한통 주셔서 잘 먹었어요. 하지만 오늘은 괜찮아요." 

 

"왜 다 싫다고 하니..." 

 

"어머님이 하시는건 다 맛있지만 그래도 저희집에도 먹을게 많아서요. 아버님이랑 두분이서 드세요." 

 

나는 쌀국수만 드리고 바로 나오려고 했는데 어머님께서는 내가 그냥 바로 떠나는게 아쉬우셨던지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렌틸콩 줄까? 요즘 차갑게 렌틸콩 샐러드를 만들면 정말 맛있거든." 

 

"렌틸콩은 지난번에 벌써 주셨어요. 근데 렌틸콩 샐러드는 자서방도 좋아하겠네요!" 

 

"맞아, 걔 이거 좋아해. 내가 이거 어떻게 만드는지 알려줄까?" 

 

어머님께서는 직접 만드신 렌틸콩 샐러드를 꺼내서 보여주셨다.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신다고 하셨지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렌틸콩 샐러드 만드는건 다음에 가르쳐주시고요, 대신 어머님이 만드신거 저희 조금 덜어주시면 안될까요?" 

 

"그럼그럼! 당연히 되지!" 

 

어머님께서는 유리병을 찾아서 기꺼이 렌틸콩 샐러드를 수북히 덜어주셨다. 그리고 쌀국수값은 안받는다고 그렇게 말씀드렸지만 결국 내 주머니에 돈을 넣어주셨다.

어머님께서 나랑같이 요리를 하고 싶으신것같다. 조만간 시간을 내야겠다.

 

역시 자서방은 렌틸콩 샐러드를 매우좋아했다. 나는 렌틸콩을 먹으면 입안이 좀 뻑뻑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일부러 오이샐러드를 곁들였는데 오리고기, 뇨끼, 감자구이와 함께 맛있게 잘 먹었다. (사실 이날 자서방이 요리를 해주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길래 꽤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시판 뇨끼와 냉동 웨지감자를 볶은 후 찬장에 있던 오리 콩피캔을 오픈했다... )

 

 

**개인적으로 프랑스 여행 오시는 분들께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오리콩피 캔! (confit de canard)

오래전에 시어머니께서 주신거라 가격은 모르겠다. 근데 캔이 워낙 커서 (1250g) 가격이 꽤 있을것 같긴 하다.

이 캔에는 오리 넓적다리가 5조각인가 들어있었다. 이미 익혀진 것들이라 그냥 먹어도 무방할 것 같은데 안에 기름이 많다. 

오리기름은 버리지 않고 유리병에 따라서 냉장보관해 두고 볶음 요리할때 한숟가락씩 퍼서 사용한다.

그리고 오리는 뜨거운 팬에다 기름이 빠질 정도만 살짝 구워서 먹는다. 

고기가 매우 연하고 짭짤하니 맛있다.

짜기때문에 나는 한번에 많이 먹지는 않고 감자나 뇨끼 혹은 밥이랑 같이 조금씩 곁들여 먹는다. 겨울에는 이걸로 아쉬빠멍티에를 만들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냥 먹는게 제일 맛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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