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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의 가을 시골길을 산책하다.

by 낭시댁 2023. 9. 7.

 

이전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프랑스 시골 샤또를 구입하고 백작부인이 된 내 친구.

 

점심식사를 끝낸 직후 배도 부르고 적당히 취기가 올라있을 무렵 알마부부의 제안대로 우리는 동네 주변을 산책하기위해 밖으로 나왔다. 

한낮 기온이 20도였는데 딱 걷기좋은 날씨였다. 

 

집 뒤쪽으로 몇걸음 안걸었을때 마을은 벌써 사라지고 넓은 들판이 눈앞에 펼쳐졌다. 

오 나 이런 시골길 산책하는거 진짜 오랜만이다! 너무 좋아!! 

조금전 점심식사로 양고기를 먹을때 알마가 "카자흐스탄에서 먹던 말고기가 그립다"라고 말했었는데 우리 눈앞에 말이 나타났다. 

 

"알마 저기 말이다!" 

 

에리카의 외침에 알마가 큰소리로 웃었다. 저 말을 보고 식욕이 돋지는 않는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내가 말을 가까이서 보느라 정신이 팔려있을때 알마는 반대편 풀숲으로 달려갔다. 깨금(개암/헤이즐넛)을 발견한 것이다. 

부지런히 깨금을 따고있는 그녀도 나와 똑같은 말을 했다. 

 

"왜 아무도 안따가는거지?" 

 

거봐...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게 아니라니까...ㅋ

우리도 다같이 달라붙어서 열심히 깨금을 따서 그녀에게 몰아주었다. 

나오길 정말 잘했다. 기분이 어찌나 상쾌한지 콧노래가 저절로 나왔다. 

알마는 오가며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봉쥬"하며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역시 백작부인이라 다르다. 우리도 그런 그녀를 따라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산책을 끝낼 수가 있는데 혹시 좀더 산책을 원한다면 쭉 직진해서 크게 이웃마을까지 둘러보고 올 수 있어요. 한시간 정도가 걸리겠지만 경치는 정말 좋아요." 

 

스테판의 말에 알마가 그냥 곧장 앞으로 직진을 했다. 

 

"백작부인이 하자는대로 해야지요. 오늘은 그녀의 생일이니까요." 

 

산책이 너무 즐거워서 안그래도 이대로 끝내기 아쉽던참이었다. 

길거리에 과일나무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서양자두와 호두! 

그리고 밤나무도 있었다. 

배나무도 있었고 

가장 반가웠던건 야생 포도! 

청포도 적포도가 꽤 자주 눈에 띄었는데 보일때마다 몇개씩 따먹었다. 달고 맛좋다! 

식사를 끝낸 후 길에서 디저트를 따먹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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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보이는 집들도 너무 예뻤다. 도시에서 멀어지면 삶의 질이 떨어질것 같았는데 막상 넓은 정원을 가진 큰 집들을 보니 또 풍요로워보인다. 비록 장보러가려면 차를 타고 나가야겠지만... 

아직은 도시에 사는게 더 편하긴한데 알마네 집을 보면 또 부럽기도 하다. 알마네 집에서 낭시까지는 차로 2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내가 운전만 좀 능숙했다면 이런 마을에 살고싶기도 할 것 같다. 텃밭에 깻잎 부추 직접 기르면서... 무스카델도 맘껏 정원에 뛰어놀게 하고...

 

저집에는 뒷편 정원에 사과나무들이 줄지어 있었다. 

아무래도 나도 노년에는 이런 마을에서 텃밭을 기르며 살고있지 않을까 잠시 상상해 보았다. 배추 무 고추 깻잎 부추 쪽파 참외 가지를 키우면서... (한국 가지 그립다... 프랑스 가지 맛없...)

  

아 이런 풍경 정말 좋다... 공기도 다르다.  



이런 풍경을 매일 보고산다면... 지겨워지려나? 

 

알마는 어학당에 다니기전에는 스테판과 둘이서 종종 이길로 산책을 다녔다고 한다. 요즘엔 바빠서 둘이 함께 산책을 나와본지는 꽤 되었다고... 

한시간 정도를 걷고나니 알마네 마을이 다시 나타났다. 즐거운 산책이었다!

"몸에 열도 나고하니 디저트는 야외에서 먹을까요?" 

 

"참고로 오늘의 디저트는 아이스크림이야!!" 

 

스테판과 알마의 말에 우리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다음 포스팅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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