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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프랑스 시댁에서 맞이한 새해

by 낭시댁 2017. 1. 3.

2017년이 밝았다!

아침부터 우리 자서방과 시어머니께서는 막내 모우웬과 씨름(?)중이셨다 ㅎㅎ​

​모우웬 발톱을 다 깎은 후에는 바로 내가 남편 무릎에 착석해서 시어머니께 가지런히 손가락을 내밀었다. 난 반 진지했으나 다들 빵터지며 웃으시며 깎아주시진 않으셨다 ㅎㅎ

나보다 모우웬이 더 사랑받는걸까 ㅎㅎ 농담이다. 

 

날씨가 영하 5도를 찍었다. 이정도면 이곳에서 올해  가장 추운 수준이라고 한다. 

내일쯤엔 눈도 기대해 볼 수도 있을것 같다는데 정말 꼭 눈을 보고싶다.

날씨가 추운데도 불구하고 밖에 산책을 가자고 자서방한테 졸랐다. 밖에 얼어붙은 나무들이 마치 눈이 온 것처럼 하얀게 너무 예뻐 보였다. 사실은 먼산을 가리키며 저기에 가고싶다고 했었는데 자서방이 거기까지 가는건 무리고 대신 동네 공원에 산책을 가자고 해서 신나게 따라 나섰다.

​어릴적 자주 다녔다던 수영장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이다. 걸어가면서 얼굴이 꽁꽁 얼어붙고 있었는데 자서방은 옆에 수영장에 다니던 어린 시절 얘기를 끊임 없이 들려주었다. 맞은편에 보이던 고등학교에는 졸업 시험을 치르느라 왔던 곳이라고 했다. 

구석구석 다니며 자서방의 추억 얘기를 듣는게 참 좋다. 

​공원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꽤 많아서 놀랐다. 

얼어붙은 겨울 공원 나름 운치 있다. 바다도 여름에 많이 가지만 겨울 바다도 나름의 운치가 있는것 처럼.

이 영하 날씨에도 짧은 핫팬츠를 입고서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간간히 보았는데 그걸 볼때마다 괜히 우리가 괴로워서 신음했다.ㅎㅎ 뛰어가는 사람들 본인들이야 안 춥겠지만 새빨간 그들의 허벅지가 우리를 더 춥게 했다. 대다난 사람들..

​멀리 나무들이 마치 벚꽃을 피운듯 가지마다 하얀 얼음꽃을 잔뜩 품고 있다.  

 


 

집에 돌아오니 어머님께서 점심으로 맛있는 오리 요리를 준비하고 계셨다. 

"오렌지를 두개나 갈아 넣었단다.  소스가 어떤지 맛좀 보고싶지않니?" 

​우왕~ 소스 맛이 정말 최고다! 새콤하니 달콤하니~!!

이런거 태국에서도 자서방이 좀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우리 시어머니 요리솜씨는 정말 최고 엄지척!

​알감자와 그린빈을 곁들여 같이 먹으니 환상의 완벽한 조합이다.

난 정말 한식없으면 못살줄 알았는데 이정도 요리라면 평생 먹어도 좋겠다. 

그래도 여기 보름 휴가 끝내고 태국가면 친구들이랑 한식집 가기로 약속 다 돼 있다는건 비밀이다.


​시댁 밥상에 빠지지 않는 빵과 와인

나도 이제 반 프렌치가 다 되었는가.. 래드와인을 곁들이는 그 맛을 조금씩 느껴가고 있다. 

물론 소주 사랑은 변함없다.ㅎㅎ

시아버지께서 며칠전 미리 주문해 두셨던 마카롱 케잌을 찾아 오셨다. 2017이 써진 샴페인 초콜렛이 달려있다. 

​마카롱은 내 차지~ 커피와 곁들여 먹으니 정말 맛있다. 많이 달지 않고..

행복하고 건강한 2017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항상 활기차고 긍정적이고 여유있는 내가 되기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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