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윈터세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드디어 윈터세일이 시작되었다!
나에게 윈터세일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나의 산타 클로스께서 윈터세일에 오신다는 것!! 우리 남편 산타가 내 크리스마스 선물을 결국 결정하지 못해서 대신 약속받은것이 윈터세일때 아무거나 고르면 사준다는거였다. 

결혼하고 나서 달라진 마음가짐 중 하나가 바로 남편돈이 내돈 같고 막 남편이 자기돈 쓸때도 마치 내 돈쓰는 것 같이 아깝게 느껴진다는 거다. 솔더백이 갖고싶어서 처음엔 명품이라도 골라야지 했는데 막상 나오니 돈이 아까워서 세일 딱지 붙은것만 보게 된다.

윈터세일은 참 흥미로운거였다.

우리나라야 백화점 세일을 수시로 하니까 새삼스러울 게 별로 없는데 자서방 말로는 프랑스에선 아무때나 세일을 할 수가 없고 일년중에 여름이랑 겨울에 딱 두번 재고정리 세일을 일제히 한다는거다.

윈터세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늦으면 물건 다 떨어지니까 시작하자마자 가는게 중요하다는 자서방 말씀!

월요일 오전에는 가게들이 모두 문을 닫는데 윈터세일은 월요일 오후부터 시작되므로 우리는 일찍 점심을 먹고서 시어머니와 셋이서 서둘러 쇼핑을 갔다. 아버님께서 우리를 태워다 주시고는 볼일을 보러 떠나셨고 이제부터는 쇼핑이닷~~ 

정말 모든 가게에 세일 안내가 일제히 붙어있다.
망고에 들어갔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고 치열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는 시어머니와 손을 잡고 언능 빠져나왔다.
이래서야 옷을 입어보기는 커녕 고르지도 못하겠다;;
이 추운 날씨에, 특히 월요일 낮시간임에도 시내는 엄청난 인파로 붐볐다. 역시 세일에는 재빨리 골라야 한다는걸 모두 공감하는거겠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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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하는 정도에 따라 딱지 색깔이 다르다. 60프로 이상 세일하는 품목도 많았다. 냄비나 후라이팬등 사고싶은게 너무 많지만.. 태국까지 다 들고 오려면... 아... 가격보니까 그래도 갖고싶다. 윈터세일은 참 좋은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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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에 정신팔려있다가 창문뒤로  보이는 건물 지붕을  보고선 새삼 여기가 프랑스구나 싶었다.

백화점에서 나와 시어머니 둘이서 각각 가방을 두개 세개씩 찜해서는 남들이 먼저 사갈까봐 계속 메고 다니면서 진지하게 같이 의논하고 그랬는데 자서방 눈엔 그게 엄청 웃겼나보다. 마이클코어스 60프로 세일하는 똑같은 가방을 나는 검은색, 어머님은 갈색으로 하나씩 사고 게스에서도 하나씩 서로 다른걸로 추가해서 둘다 두개씩 득템했다. 

난 두개 골라놓고 둘중 하나만 사려고 했는데 자서방이 자꾸 내가 가격표만 보고 다니니까 마음이 그랬는지 쿨하게 두개다 사주었다. 가격 보지말고 맘에 드는거 사라고 계속 반복 잔소리.
어우야..그럼 우리 단둘이 왔어야지...ㅋㅋ 농담이다.

 

내가 지금 쓰는 가방이랑 지갑이 다 오래된거라.. 지갑은 한 15년 된듯..? 가방은 오래전 우리언니가 쓰던거 얻은거.. 대체 언제적인지.. 암튼 이참에 지갑도 자서방이 사준다그래서 랑케스터에서 50프로 세일하는 지갑을 하나 골랐는데, 자서방이 정말 맘에 드는거냐 아님 가격 보고 고른거 아니냐, 정말 마음에 드는거 아니면 지금 사지말고 나중에 면세점에서 찾아보자고 말해줘서 골랐던 지갑을 슬쩍 내려놓았다. 그랬더니 우리 시어머니께서 그 지갑을 바로 집어 드시곤 바로 계산해 오시며 말씀하셨다.  

"이런건 금방 빠지거든. 너 안하면 내가 해야지. 혹시 너 나중에 마음 변하면 그때 이거 줄게."

백화점을 나와서도 지갑을 고르느라 서너군데 가게를 둘러봤는데 꼭 마음에 드는걸 찾지를 못했다. 잠시 몸좀 녹일겸 까페에 들러 핫초코를 마시면서 어머님과 둘이 쇼핑한걸 확인하고 같이 행복해했다. ㅎㅎ

우리 시어머니께서도 윈터세일 엄청 기다리셨나보다. 원래 쇼핑 거의 안하시는 분이신데다 나때문에 많이 걸으셔서 많이 죄송했는데 다행히 아들 내외와 쇼핑하는게 너무 즐거워보이셔서 나도 기분이 좋다.

집에 돌아와서 어머님께서는 아버님앞에서 새 가방을 자랑하시며 런웨이를 보이셨다. 정말 유쾌하신 어머님.. 식구들을 이런식으로 항상 기분좋게 하신다.  

우리 자서방이 가방 두개나 사줘서 나는 그게 제일 좋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