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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한국

공공장소인데 이어폰...안쓰나요..?

by 낭시댁 2017. 9. 6.

한국에 오면 꼭 들르는 식당중 하나가 동네 낙지볶음집이다.

점심때 가면 직장인들로 항상 붐비는 동네 맛집인데 낚지볶음, 콩나물, 계란찜의 단순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한번만 맛봐도 그 매콤하고 쫄깃한 맛이 생각나서 자꾸만 찾게되는 그런 곳이다.

오늘 간만에 엄마와 언니와 함께 점심을 먹기위해 찾아갔다.   

대접에 나온 뜨거운 밥위에 콩나물이랑 잘게 자른 낚지를 소복히 올려서 크게 한입 앙...

그러다 뜨거운 계란찜 한숟가락 입에 넣으면 눈물이 핑...

 

맛있게 식사를 하는중에 문득 티비소리는 크게 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식당안에서 티비를 찾을수 없다는걸 깨달았다. 웃긴 예능프로그램인데 나도좀 보고싶구만 소리만 계속 요란하다. 두리번 거리고 있는 내 행동을 눈치챈 언니가 옆 테이블을 눈짓으로 가리켰다.

옆테이블에는 젊은 아기엄마가 두살쯤 돼 보이는 아기와 앉아 있었다. 아기는 우리 테이블옆에 와서 가만히 앉아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참 귀여웠다. 아.. 아기엄마가 식사중에 휴대폰으로 티비를 보고 있는거였구나.

회사 다닐때 가끔 혼자 점심을 사먹게 될때가 있는데 그럴때 이어폰이 없으면 참 낭패였다. 음악대신 메세지나 확인하고 기사나 읽고 하는수밖에..  식당에는 나뿐아니라 다른사람들도 함께 식사를 하는 공간이라 감히 이어폰없이 큰소리로 동영상등을 시청할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솔직히 큰 방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 소리로 인해 바로옆에 있는 우리 모녀들의 대화가 줄어들게 되는 영향은 있었다. 아기를 달래기위해 뽀로로를 틀어준거라면 또 몰라도.. 

특히 그게 젊은 아기엄마라서 나는 좀 놀랐던것 같다.

 

예전에 자서방이 한국에 왔을때 동네 공원이나 산책로를 몇번 같이 걸었던 적이 있었다.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시에서 관리를 잘하는것 같아 보기 좋다고 했지만 정작 자서방이 놀랬던 부분은 수많은 어르신들이 여기저기서 이어폰 없이 큰소리로 음악을 들으며 운동을 하는 모습들이었다.

"왜 저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거지? 혼자 듣는 음악인데 다른사람들한테 방해가 될 수 있다는걸 모르는거야?"

"아 저거 요즘 나이든 어른들 사이에서 유행인것 같아. 나도 좀 이해는 안되는데 혹시 운동중에 이성에게 잘보이기위한 음악이 아닐까? ㅍㅎㅎ"

대충 농담으로 그렇게 웃어넘겼다. 나이든 어르신들이니 뭐 그럴수도 있다고도 생각했었다.

 

사실 나도 태국에 있는 헬스장에서 태국 여자들이 이어폰없이 크게 음악을 듣는걸 볼때마다 불평했었는데.. 자서방이 가서 볼륨좀 줄여달라고 말한적도 있는데..  이제 나는 불평하면 안되겠다... 태국만 그런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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