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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태국

태국살이가 끝나간다..

by 낭시댁 2020. 3. 2.

이제 정말 태국 살이는 끝인가 보다. 

6년간의 여정이 끝나간다고 생각하니 요즘에 많은 생각들이 든다. 

그곳에서 직장다니며 만났던 좋은 동료들과, 경험하고 배운 것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 자서방을 만나서 결혼을 했다. 

항상 나는 필리핀이 나의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태국살이를 마무리 하는 요즘 필리핀의 기억들은 가물가물.. 전생이었나..ㅎ

아주 수많은 사건들과 사람들을 겪었고 그 과정을 통해서 이제는 좀더 여유있게 웃을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방향도 지금은 아주 많이 바뀐 것 같다.

좋은 기억들만 간직해야지.. 나머지는 다 훌훌~

우리 자서방이 오늘 직장에서 송별회를 했다며 엄청나게 많은 사진들을 보내왔다. 무슨 단체사진을 이리도 많이 찍었을까..

자서방 표정이 ㅋㅋ 우리 결혼할때 딱 그 표정 같았다. 비지니스용 웃음이랄까 ㅎㅎㅎ 옆에 서 있는 사람들만 다르고 자서방의 웃는 얼굴은 다 똑같은 표정으로 굳어있음 ㅎㅎ

"고생했네 우리남편 ㅋㅋ 웃느라 ㅎㅎ"

"아니야. 오늘 좀 의미 있었어. 우는 사람도 있었다니까"

"팬클럽 왔었어?"

자서방은 항상 그곳에 자기 팬클럽이 있다고 했다. 다들 여자들이지만 대부분 나이가 중년급ㅎㅎ 자서방을 아껴주시는 분들이고 자주 먹을것도 받아오곤 해서 나는 항상 팬서비스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격려 해 주곤했다.

"팬클럽 뿐만 아니라 동료들중에서도 몇명 눈물 훔치는거 봤어"

"남편도 울었어?"

"좀 찡했던 순간들이 몇번 있었는데 그래도 울진 않았어"  

 

 

케잌은 두개를 만들어 줬는데 또다른 하나는 금발머리에 하늘색 셔츠를 입고 있는데 둘다 전혀 우리 남편 모습은 아님. 그냥 파랑(서양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듯..ㅎ 

요즘 자서방과는 미래 얘기만 한다. 과거얘긴 할 것도 없구..

내가 이것저것 머리가 복잡해 질라 치면 자서방은 말한다.

"넌 그냥 우리집 식탁보나 커튼을 무슨색으로 할지 그거만 고민해.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 넌 내가 지켜줄거야" 

말씀은 참 든든하게도 하신다 우리 남편

그래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걸 잘 알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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