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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어머니표 수제케잌들이 냉장고에 넘쳐난다. (밤케잌, 배케잌, 초코케잌)

by 낭시댁 2020. 11. 4.


2차 봉쇄 첫날, 우리 시어머니께서는 청경채와 고구마 그리고 직접 구우신 배 케잌을 가지고 집으로 찾아오셨다.

“고구마랑 청경채가 글쎄 1킬로에 1유로밖에 안하지 뭐니! 내가 많이 샀으니 나눠먹으려고 가져왔단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봉쇄중인데 이렇게 다니셔도 되는거예요?”

“증명서에다 우리 집주소를 이집 주소로 적고 온거란다. 이제 집에 갈거니까 집주소를 다시 바꿔야지.”

증명서 어플리케이션을 보여주시면 종이를 일일이 인쇄할 필요 없이 pdf로 작성하는 법을 알려주셨다.

생각해보니 지난 1차 봉쇄와 가장 큰 차이점은, 그때는 시댁에서 지냈다는 점이었다. 그 당시에는 정작 봉쇄기간도 더 길었는데도 나나 시어머니나 서로 답답해 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고보니 이번 봉쇄때는 엄청 적적하실 것 같다.  

 

 

특이한 배 케잌. 

배와 호두를 넣고 구우셨는데 솔직히 배의 식감이 별로일것 같았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배 조각들은 수분이 빠져서 식감이 부드러웠고 고소한 호두와 잘 어우러졌다. 

시어머니께서 말씀해 주시기를 우리나라에서 흔히 부르는 생일 케잌같은 케잌을 프랑스에서는 갸또라고 부르고 이런식으로 길죽한 틀에 구운건 케잌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모든 케잌이 프랑스어로 갸또인줄 알았는데 또 한가지 배웠다! 

 

 

 

 

그리고 오늘은 시어머니께서 마들렌 틀을 새로 사셨다며 사진을 보내오셨다. 

"이것 보거라! 너 주려고 내가 주문했단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우리 봉쇄때문에 당분간은 못만들것 같은데요?" 

"증명서 써서 마스크 착용하고 오면 돼. 네가 편할 때 만들자꾸나." 

옆에 있던 자서방에게 말했더니 고개를 천천히 흔들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 아닌거같아..." 

 

나는 시어머니께 진심을 말씀드렸다. 

"저 마들렌 엄청 좋아하는데요, 저희집 냉장고에 케잌이 너무 많아요. 우선 이거 다 먹고나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마들렌을 굽고나면 분명 또 하나도 안드시고 나에게 모조리 싸주실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진도 한장 보내드렸다. 

 

 

 

 

"이게 오늘 제가 아침식사로 먹은거랍니다. 밤케잌, 초콜렛케잌 그리고 어제 갖다주신 배케잌까지 종류별로 먹었답니다... 커피랑 먹으니 너무 맛있었어요." 

"호호호 완전 로얄 조식이구나!" 

"네 어머니 덕분이지요. 감사합니다." 

 

옆에 있던 자서방에게는 이렇게 말했다. 

"나... 마들렌 참 좋아하는거 알지. 그런데 케잌이 너무 많아서 질리려고 해. 출근할때 좀 싸가서 동료들이랑 나눠먹는게 어때?"

봉쇄령만 아니면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해서 티타임이라도 하면 참 좋을텐데... 

 

알고있다. 내가 지금 호강에 겨워서 이런다는 것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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