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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우리 남편이 한국에 가고싶은 이유

by 낭시댁 2021. 2. 13.

오후에 거실에 있던 자서방이 옛날 사진들을 보고 있었나보다. 갑자기 내 휴대폰으로 사진 한장을 전송해 주었다. 우리 여자조카들에게 이쁨 받고 있는 사진... 벌써 6년 전이다. 

 

 

 

 

그때 기분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것 같아 자서방에게로 갔더니 자서방이 말했다. 

"저때 기억나?”

"당연하지. 저날 우리 결혼한 날이잖아. 다 끝나고 헤어질때 우리 여자조카들한테 인기폭발이었네."

자서방은 한참동안 사진을 더 들여다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나 안아주는 나영이가 얼마나 작은지 좀 봐. 지금도 귀엽겠지?"

"어...아... 아... 어... 지금도 귀엽지 내 눈에는" 

저 쪼그맣던 아이에게 무심한 세월은 벌써 중2병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세월은 아이들에게만 흐른듯 어른들은 내눈에 모두 변함없는 모습이다. 아... 우리 부모님의 주름이 느셨구나...

왼쪽에는 우리 오빠 딸램 나현이인데 나영이보다 한살 어리다. 이 둘이 있는 사진을 보니 얼마전 화상통화때 나영이가 한 말이 떠오른다.  

"이모이모, 나현이도 올해 중학교 입학하잖아. 근데 중학교에 대해서 환상이 좀 많은것 같길래 내가 중학교에 대해서 많은걸 미리 가르쳐줬어."  

"우리 나영이, 중학교 입학하고 학교에 총 몇번 갔지?"

"...세번."

"야, 교복 딱 세번 입어봤으면서 니가 뭘 안다고 하하하하하 웃기시네. 그래도 선배라고 하하하하!"

내가 심하게 비웃었건만 나영이는 기죽지 않는 표정으로 눈을 깜빡거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이제 왠만한 말에는 감정동요가 없음. 중2되면 무적일 듯...

코로나때문에 학교도 거의 안갔으면서 지금은 또 방학이라서 안간단다. 올해는 방학이 무의미...

  

자서방은 회상을 계속했다. 

"우리가 한국에 갔을때 나영이네 학교에 마중갔던거 기억나? 그때 나영이가 막 달려와서 나한테 안겼잖아? 내 조카들은 나를 그렇게 반겨준 적이 없거든. 그래서 나영이가 그렇게 반겨줄때마다 진짜 기분이 좋았어. 그리고 나영이도 정말 좋아했던것 같아. 지금도 나를 보면 그렇게 달려와서 안겨줄까? 중학교에도 마중가볼까...? 아... 한국에 빨리 가고싶다..."

음... 나영이... 요즘 말투가 좀 바뀐것 같긴 하지만 여전히 친절하......지?

나영이는 듣거라. 넌 태어나자마자 이모가 키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 이모한테 효도하겠다는 약속도 영원히 기억하고... 오래전부터 니가 이모한테 약속했던 녹차아이스크림 10통이랑 (한통씩 차곡차곡 쌓였음) 금강산 관광은 안시켜줘도 좋으니 그 댓가로 나중에 이모부 만나면 꼭 예전처럼 반겨주렴. 반가운 척이라도... 이모부가 생각보다 마음이 여리단다.

그리고 대학생되면 나현이랑 둘이서 이모보러 프랑스에 놀러도 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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