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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 마늘은 더 맵다. (ft.오이김치)

by 낭시댁 2021. 6. 2.

동네 리들에 갔더니 오이가 세일 중이었다. 커다란 초록 오이를 하나 사면 두번째 오이는 반값이었던가... 아무튼 그래서 오랫만에 오이김치를 해야 겠다고 생각하며 두개를 사왔다.
집에와서 바로 오이 김치를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부추나 씨불렛이 있다면 좋겠지만... 씨불렛은 진드기가 너무 많이 생겨서 시어머니께서 시댁 정원에 옮겨 심어 구제(?)하시겠다며 가져가신 상태이다. 그나마 아시아 마트에서 쪽파를 사다가 얼려둔게 있어서 그걸 좀 넣고 양파 와 당근도 채썰어서 넣었다.

역시 오이김치는 젓갈이 많이 들어가야 제맛!! (시어머니께서 베트남에서 사오신) 피쉬소스를 팍팍 넣었다.

오이김치를 다 만들고 유리통에 담고 보니 양념이 꽤 많이 남았다. 귀한 고춧가루 좀 아껴넣을 걸...

어릴적 엄마가 반찬으로 겉절이를 하시는 날이면 꼭 이렇게 양푼이에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드셨다. 그럼 나랑 언니도 양푼이에 매달려 합세를 했다. 무뚝뚝한 아빠도 가끔씩은 흠흠 헛기침을 하시며 본인의 밥을 내미시며 같이 비벼달라고 부탁 하셨다. 우리 엄마의 겉절이랑 된장찌개는 정말 맛있다. 호박이랑 무가 잔뜩 들어간 된장찌개 건더기를 팍팍 넣고 겉절이랑 고추장을 넣고 비벼서 온 식구가 맛있게 나눠먹었다. 계란 후라이도 안넣었는데 그렇게나 맛있을수가... 또 우리언니는 "내가 비비면 왜 이런맛이 안나지?" 라고 말하곤 했다.

맛있는 오이김치를 만들고나서 양념이 남은 양푼이를 보니 친정식구들이 보고싶네...

그래... 오늘 내 점심 메뉴가 생각났다!

소면을 잽싸게 삶아서 찬물에 박박 씻어서 양푼이에 툭 던져넣고 쓱쓱 비볐다.

참기름이랑 참깨도 넣고 냉장고에 있던 삶은 계란도 하나 깠다.

금새 맛있는 비빔면이 탄생했다. 고추장대신 피쉬소스랑 고춧가루 베이스라 이건 뭔가 태국식 느낌인데...

완전 맛있는데... 간간히 씹히는 마늘과 양파가 왜이리 맵지!!??
자서방이 맨날 유럽 마늘이랑 양파는 너무 맵다고 했던말이 사실이었나보다. 맨날 나는 자서방이 안먹으려고 핑계대는 건줄로만 알았다 ㅎㅎㅎ 한국에서 삼겹살에 구운 마늘을 먹으면서 하나도 안맵다며 으스대던 표정도 떠오른다. 구우면 원래 안맵다고 내가 비웃어줬는데...

아무튼 매운데도 맛있게 안남기고 다 먹었다. (사실 김가루랑 계란후라이 하나 더 얹어서 먹었다.)

다 먹고 위장이 화끈거려서 어쩔수없이(?) 후식을 먹어야만 했다.

1리터짜리 바닐라아이스크림(1.56유로)을 새로 사다놨는데 다행이다...

두 숟가락 크게 퍼서 진한 디카페인 에스프레소를 그 위에 뿌렸다. 아포가토!!!

이 맛때문에 여름이면 나는 바닐라아이스크림을 산다...

이걸 먹으니 속이 좀 진정되는것 같았다.

오이김치는 맛이 좀 들면 매운맛은 가라앉고 더 맛있어 질 것이다.

내 막내조카 도영이는 할머니의 오이김치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했다. 도영아 사실 그 오이김치 할머니가 단골 반찬가게에서.….. 아니다. 이모 오이김치가 더 맛있을텐데 언제 맛보여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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