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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파업의 나라라더니...

by 낭시댁 2021. 7. 8.

지난주 목요일이었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라 시댁에 가는 길에 쓰레기를 내 놓았다.

재활용 쓰레기 봉투는 시청에서 무료로 나눠준다. 동네마다 다른데 우리 동네는 매주 목요일이 수거하는 날이다.  

시댁에도 대문에 재활용 쓰레기를 매달려 있었다. 그걸 보고 있었더니 시어머니 왈;

"근데 오늘 저녁에 저거 수거 안될거야. 그 사람들 파업했거든."

헐... 역시 파업의 나라인가…

오래전 파리에 여행갔을때 지하철 파업을 겪은게 생각난다. 아침일찍 멀쩡하게 잘 타고 가다가 중간에 갈아타려고 보니 파업이라며 못들어가게 해서 엄청 난감했던 기억. 당시 평일 출근시간대였는데도 난감해 하는 사람은 나뿐이더라는... 워낙 파업이 잦으니 그냥 다들 그러려니 하는 모습이 나에게는 파업 자체보다도 더 신기했다.

과연 쓰레기들은 수거가 되지 않았고 5일째 거리에서 방치되고 있다.

월요일 아침, 리들에 장보러 갈때보니 거리 여기저기 쓰레기 더미들이 눈에 띄었다.

비까지 와서 축축해진 쓰레기들이 더 지저분해 보인다.

그 와중에도 이웃집 예쁜 꽃들은 눈을 정화시켜준다. 

장보러갔다가 떨이세일 득템! ㅋ 700그램 돼지고기가 한팩에 0.50유로!! 뼈가 붙어있는 부위긴 하지만 그래도 엄청난 득템이라 얼른 집어왔따. 그리고 닭가슴살과 오리 허벅다리도 행사라서 담아왔다.

바로 수비드로 익히려고 진공포장해 놓고 보니 양이 어마어마하다. 냉동실에 넣어놓고 먹어야징. 우리는 육식부부...


화요일인 어제 늦은 오전에 시어머니께서 방문하셨다. 2킬로짜리 빵밀가루를 안고서 말이다.

"이건 이스트도 들어있는거라 그냥 물만 붓고 구우면 되는거야."

빵을 직접 구워서 매일 먹고 있으니 이런 빵밀가루를 자주 사다놔도 금방금방 먹는다.

"집집마다 대문앞에 쓰레기들이 넘치더라구요. 비까지 맞아서 너무 지저분해요."

"아, 오늘 파업 끝났대. 오늘 저녁에 아마 다 수거해 갈거야."

드디어 집앞이 환해지겠군.

"원하는게 뭐였든간에 쟁취했나보네요."

프랑스에는 지하철이나 기차가 그렇게 자주 파업한다던데 나같이 성미급한 한국인들은 정말 적응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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