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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틱스가 아닌것 같아..."

by 낭시댁 2021. 8. 14.

시어머니께서 그헝프레에 가셨다가 딸기를 사다놨으니 가지러 오라고 문자를 주셨다.

"생리통이 있어서 이따 오후 늦게나 갈 수 있을것 같아요."

한동안 생리통이 없거나 심하지않았는데 이달은 또 심하넹... 생리통은 영원히 분리할 수 없는 필연인가 ㅠ.ㅠ

남편이 주는 정체불명의 흰 알약 두알을 먹었더니 생리통보다는 술취한것처럼 헤롱거리는 기분이 문제였다.ㅋ 생리통이라는 단어를 프랑스어로 몰라서 그냥 영어로 period pain이라고 썼는데 시어머니의 답장:

"내가 가져다줄 수도 있는데? 난 pain을 빵이라고 하는줄 알았네."

아ㅋㅋ 그러고보니 pain은 영어로 페인이라고 읽지만 프랑스어로는 이라고 읽는다. 프랑스어의 발음은 이렇게나 재미있다.
곧 시어머니께서는 장바구니에 이것저것 가득 짊어지고 집으로 찾아오셨다.

안그래도 시어머니께 대접해 드릴 콜라라 다 떨어졌는데, 어떻게 아시고 콜라도 1.5리터짜리를 한병 챙겨오셨다. (우리집 콜라는 모두 시어머니를 위한 것이다.) 그외에 토마토,배,파인애플,무, 그리고 딸기-

"콜라에 얼음 넣어서 드릴까요?"

"아니다, 이거 줬으니까 난 바로 갈거야."

"에이 저 약먹어서 이제 괜찮아요. 뭐라고 마시고 가세요."

우리 시어머니께서는 바로 가실거라고 하시며 무스카델이 있는 캣타워앞에서 무식이를 쓰다듬으시며 대화를 이어가셨다.

"아무래도... 틱스가 아니었나봐..."

"네??? 이스탄불 다치게 한거요?"

"응... 틱스한테 좀 미안한데... 어제 오후에 뒤뜰에서 낯선 고양이 소리가 났는데, 이스탄불이랑 틱스가 동시에 심하게 겁을 먹고는 각자 집안으로 뛰쳐들어가더라고. 틱스를 보고는 이스탄불이 그렇게까지 겁먹지는 않거든. 분명 한번 당했던 기억이있어서 그렇게 반응하는거지. 어떤 고양인가 싶어서 가봤는데 사라져서 보지는 못했어."

ㅋㅋㅋ 틱스한테 사과하셔야겠네요.

시어머니께서는 결국 앉지 않으시고 바로 돌아가셨다.
내 생리통때문에 맛있는 과일들을 직접 배달까지 해 주시는 우리 시어머니. 너무 좋으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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