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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살뜰히 챙겨주시는 우리 시어머니

by 낭시댁 2021. 10. 8.

프랑스 디저트 스물오레에 한참 빠져있는 남편. 하루에도 두세개씩 먹고 있는터라 일전에 시어머니께서 사주신 스물 가루가 벌써 바닥이 났다. 다른건 미룰수 있어도 이건 절대 미룰수 없는 남편은 당장에 스물가루를 사러 가자며 마트에 앞장을 섰다.

마트에서 찾은 스물가루는 이거뿐이었다. 시어머니는 아주 작은 입자로 사주셨는데 이걸로 되려나 갸우뚱 했더니 남편이 이거면 된다면서 장바구니에 있는대로 쓸어담았다. ㅡㅡ; 어차피 먹는 사람은 내가 아니므로...

집으로 오는길에 시어머니께 사진을 보내드렸더니 바로 답장을 주셨다.

"그게 얼마라구?"

"250g인데 1.29유로예요. 근데 이걸로 해도 별 차이 없겠지요?"

"그거 내려놔라. 내가 바로 그헝프레가서 사다줄게."

"아니예요. 저희 벌써 샀어요. 일단 이거 먹어보구요."

집에 오자마자 스물오레를 만들었는데 입자 크기는 달라도 맛에는 차이가 없었다.

한시간쯤 후에 시어머니께서 메세지를 주셨다.

"주차장에 잠깐 내려올래? 줄게 있어서 잠깐 들렀단다. 이것만 주고 바로 갈거야."

괜찮다고 말씀드렸는데 결국 스물가루 2킬로짜리를 사다 주신것이다.

"이건 2kg인데 3유로정도밖에 안해. 그러니까 이게 훨씬 저렴하지? 다음에는 그헝프레에서 사렴."

"이거 사주시려고 일부러 다녀오신거예요?"

"뭐 겸사겸사갔지. 냉 토마토스프에 넣을 빵도 샀거든."

커다란 빵도 한덩이 꺼내주셨는데 고소한 냄새가 확 풍겼다.

"이건 어제 구운빵이라서 3개에 1유로 주고 샀단다! 전혀 딱딱하지 않고 신선해보이지? 그냥 먹어도 맛있을거야."

아무리 어제 빵이라지만 이만한 빵 3개에 1유로라니...! 

우리 시어머니는 본인 하실 말씀만 하시고는 바로 차를 돌려서 떠나셨다. 들어가서 차한잔 하고 가시징...

부지런하신 우리 시어머니는 이렇게나 잘 챙겨주신다.

빵은 당일 구운빵과 전혀 차이없이 신선해보였다. 많이 구우면 파삭파삭 고소하고 살짝만 구우면 바게트속살처럼 쫄깃쫄깃했다. 다음에 시어머니께서 또 사시면 또 달라고 말씀드렸다.ㅋ

새로 만든 스물오레-

남편은 입자가 굵은지 작은지에는 관심없는것 같다ㅋ 다 맛있단다. 나더러 천재라나 어쨌다나...
시어머니 레시피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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