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부모님의 이웃사촌들

by 낭시댁 2021. 10. 17.

이날은 딱히 볼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점심먹고나서 시댁에 차를 마시러 건너갔다. 고양이들이 보고싶기도 했고 겸사겸사 놀러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시어머니께서 마침 나에게 줄것이 있다고 하셨다.

시댁에 도착했을때 시어머니께서는 호박이 잔뜩 들어간 야채 오븐 구이를 만들고 계셨다. 반쪽 남은 호박은 나에게 싸주겠다고 하시는걸 집에도 먹다 남은 호박이 있다고 거절했다. 대신 구운 야채만 조금 나눠달라고 말씀드렸다.

시어머니와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앉아있는데 대문벨이 울렸고 나가보니 옆집 틱스네 아저씨가 서 계셨다. 우리 시엄니께서 좋아하시는 잘생긴 분 ㅋ

시아버지 부탁으로 와인을 사왔다고 하시며 건네주셨는데 시어머니께서는 와인 값을 치르신 후 조금전에 내가 거절했던 호박 반덩이를 보답으로 건네셨다.

"요즘 우리랑 저집 그리고 요 코너에 있는 옆집 이렇게 세 집이서 주말마다 돌아가면서 장을 봐주고 있거든. 주말 시장에 파는 와인이나 치즈같은거 말이야. 지난주에는 미셸이 갔다 왔지."

옆집 남자가 떠난 후 시어머니께서는 냉장고에서 옆집 남자가 만들어서 갖다줬다는 계란말이도 꺼내서 보여주셨다. (사진 찍을 걸...) 안에 치즈를 넣고 만들었는데 계란이 최소 5개정도 들어갔을것 같은 크기였고 정성이 듬뿍 담겨있었다. 시어머니와 자주 그런식으로 요리를 주고 받고 있는데 아내가 아니라 남편 쪽이라는게 참 흥미롭다.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서로 통하는 취미로 이렇게 친구가 된다는 게 참 멋지다.

"아, 그리고 요 코너집에서는 헤이즐넛을 잔뜩 줬거든. 너무 많아서 너랑 같이 나눠먹으려구."

헤이즐넛, 바로 깨금이다.

어릴적 시골살때 아빠가 따다 주시면 울언니랑 깨먹곤했었는데 그게 헤이즐넛인줄은 커서 알았지만.

정원쪽에서 보면 틱스네가 바로 옆집이지만 대문에서 보면 그 사이 코너에 한집이 더 껴있다. 그 집 주인은 좀 내성적이라 이전에는 교류가 별로 없었는데 최근에 많이 친해졌다고 하셨다.

"헤이즐넛을 이렇게나 많이 주길래 내가 말했지. 우리 무화과 나무 줄기가 담장너머로 넘어간 것들은 그냥 그집에서 다 따먹으라고 말이야."

사실 일전에 틱스네서도 한번 와서 익은 무화과들을 직접 따 가는걸 본적이 있는데 옆집 분들과 아주 가깝게 지내시는 모습을 보니 참 좋아보였다. 특히 시부모님 두분다 퇴직하신 후부터 주변분들과 교류가 늘어나서 여전히 활기차게 사시는 모습도 참 보기 좋다. (덕분에 나는 옆에서 얻어먹는게 많아서 좋고 ㅋ)

헤이즐넛, 무화과, 망고, 야채오븐구이 그리고 크림카라멜 3개를 얻어서 돌아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