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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아버지께서는 매년 올리브를 김치처럼 담으신다.

by 낭시댁 2021. 9. 28.

지난 포스팅과 이어집니다.
작은것으로도 큰 감동주시는 시어머니

자서방은 혼자서 레드와인을 마셨다. 샴페인을 안좋아한다기 보다는 레드와인을 유독 좋아한다.

우리는 자서방의 생일을 축하하며 일일이 잔을 부딪혔다.



시어머니께서 샴페인 안주로 준비하신 이 과자 너무 맛있었다. 토마토소스, 파슬리, 치즈가 얹어져있는데 파삭파삭한 식감도 좋고 안주로 최고였다. 이런건 어디가면 살수 있나요...

이 올리브는 시아버지께서 직접 담으신거라고 하셨다.

"와! 이거 정말 아버님이 혼자서 하신거예요?"

"응, 이건 작년에 담은거고 올해도 담을거야. 매년 내가 하지."

"식초도 넣나요?"

"아니 식초는 안들어가. 소금이랑 레몬을 넣고 오랫동안 발효시킨거지."

"그럼 김치네요! 올리브 김치!"

시아버지께서 만드셨다고 하셔서 괜히 더 많이 집어먹었다. 괜히 더 깊은맛이 느껴지는 기분 ㅋ

이 올리브맛도 예전에는 잘 몰랐던 건데 이젠 다 맛있게 먹는 내가 새삼 신기하다.

시댁에도 올리브 나무가 있는데, 재작년에 열매가 5개 열렸고 작년에는 한 30개정도 열려서 그걸로 한병정도를 담으셨다고 하셨다. 그런데 올해는 날씨가 너무 쌀쌀해서 올리브들이 하나도 안보인다.. ㅠ.ㅜ

모웬 없을때 혼자서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는 이스탄불. 항상 이무릎 저무릎 뛰어다니는 분주한 모웬과 다르게 얌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부르면 조용히 다가와서 머리를 내민다.

밖에서 실컷 놀다가 모웬이 이제서야 돌아왔다.
야... 니네 큰형 생일인데 이제서야 오는거냐... 빈손이냐... 도마뱀도 하나 없이...

시부모님의 여행이야기는 끝도 없이 이어졌다. 세비야와 랭스- 성당, 음식, 건축물, 와인, 수영장, 개똥냄새까지 ㅋㅋ 시어머니께서 화제를 꺼내실때마다 시아버지께서는 휴대폰을 뒤져서 관련 사진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찰떡궁합이란 이런것인가-

"세비야는 열흘이 너무 짧았어. 그래서 말인데 우리는 내년에 한달정도 집을 빌려서 느긋하게 세비야에서 한번 더 여행하는걸 계획하고 있단다. 내 아들들(고양이들)이 걸려서 고민을 좀 해봤는데, 이스탄불은 우리가 데려가고 성격좋은 모웬은 너희집에 맡기는게 어떨까 싶더라구. 무스카델이나 모웬이나 둘이 성격도 비슷하고 또 어릴적에 잠깐 같이 지냈기도 하니 말이야."

"저도 따라갈래요! 엉엉..."

우리 시어머지는 씨익 웃으시다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년에 짧게 바르셀로나로 우리 넷이 여행한번 다녀오자. 우리가 경비는 모두 낼거야. 오늘 못 준 생일선물로 생각하렴."

우와...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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