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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밤크림으로 내 마음을 녹여주신 시어머니

by 낭시댁 2021. 11. 26.

일전에 친정언니가 한국에서 보내준 소포를 받고 너무 감격스럽고 고마웠는데 자서방은 보답으로 우리도 초콜렛을 사다가 한국의 식구들에게 보내주는게 어떻겠냐고 물어왔다.

자서방은 방콕에서 살던 시절 초콜렛을 참 아쉬워했었다.

"태국에서는 제대로 된 초콜렛을 찾기가 어려워. 편의점에 파는 초콜렛이나 초코과자들은 전부다 가짜밖에 없어. 그냥 초코맛일뿐이야."

그에 비해 프랑스는 초콜렛이 맛있고 저렴하다. 그래서 우리는 프랑스에 휴가 올때마다 선물용등으로 초콜렛을 잔뜩 구매해 가곤 했었는데 요즘 크리스마스 관련으로 초콜렛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어서 안그래도 나역시 초콜렛 좋아하시는 부모님과 조카들이 떠오르긴 했었다.

울언니한테 소포를 보내줄테니 혹시 따로 원하는게 있는지 물어봤다.

그랬더니 튜브형 밤크림이랑 마들렌 그리고 불란서가 느껴지는 문구류같은거 등등을 소박하게 읊는 우리언니. ㅋㅋ 오야오야 내가 다 보내주꾸마-

밤크림은 튜브형을 찾을수가 없어서 시어머니께 여쭤봤더니 당장에 차에 타라며 마트에 가보자고 하셨다. 당장요....?;;

근데 처음 들렀던 이곳에서도 튜브형은 없어서 초콜렛만 좀 사고나서 시어머니께서는 모노프리에 가보자고 하셨다.

모노프리에도 튜브형은 없고 캔으로만 있어서 그냥 내가 캔으로 보내겠다고 말씀드렸다.

시어머니께서는 본인께서 우리 언니에게 주시는 선물이라며 밤크림캔이랑 초콜렛 그리고 과자를 사주셨다. 초콜렛은 낱개 포장에 폭죽이 달려있는걸 사시려고 점원 두사람에게 물어보셨는데 결국은 못찾고 일반 초콜렛으로 사셨다. (대신에 폭죽이 달린 초콜렛은 자서방이 사왔다.)

다음날 저녁 시어머니께서 사진과 함께 메세지를 주셨는데-

"밤 크림 튜브에 든거 내가 오샹에서 찾았다!!"

시어머니의 기쁨이 느껴지는 메세지였다.

혼자서 마트를 몇군데나 가보신걸까... ㅠ.ㅠ

"220g 튜브 5개, 100g짜리 작은캔 4개 사왔어."

"와! 엄청 많네요! 너무 감사합니다!"

"응, 언니한테 다 보내지말고, 너 먹을것까지 사온거야."

"제가 내일 돈 드릴께요."

"아냐아냐! 선물이야. 내가 주고 싶었어."

우리 시어머니 오늘도 나를 감동 시키셨다 ㅠ.ㅠ

220그램짜리 큰 튜브는 나도 처음봤다. 작은 튜브만 봤는데. 


한국으로 보낼 물건들을 내가 차곡차곡 부엌 한쪽에 쌓아두었더니 생각보다 많았다.

"10kg 넘겠는데?"

내 말을 들은 자서방이 말했다.

"아무래도 상자 하나로는 안되겠다. 7kg짜리 꼴리시모 두개로 보내자. 일단 상자 사와서 담아보고 공간이 얼마나 남는지 확인 한 후에 초콜렛을 더 사든가 해야겠어."

"배송료 비쌀텐데..."

"한국에 있는 내 가족들에게 내가 보내는 선물인데 뭐. 내일 내가 가서 동그란 호셰 초콜렛 몇줄 사올게. 그거 부모님이 굉장히 좋아하실 것 같아."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그런가. 마음이 따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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