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시댁에 갔을때였다.
차를 마시러 잠깐 들르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서 시어머니께서는 내가 마실 과일차와 (우리 언니가 보내준)약과까지 미리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며칠전에 아파서 동물병원에 다녀왔다던 모웬이 이제는 건강해보여서 안심이 되었다.
"모웬, 이제 아프지마, 알았지?"
모웬을 끌어안고 인사를 나누는 나를 보시며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어제는 마리필립이 우리집에서 점심을 먹고갔단다. 그런데 어제 저녁부터 아픈가봐... 모웬한테 옮은건가... 모웬은 이제 안아픈데."
물론 모웬한테 옮았다고 말씀하시는건 농담이시다.
심장수술을 받은 후부터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셔서 장보기나 각종 심부름을 시부모님께서 대신해서 도와드리고 계신 절친이신데 오랜만에 다녀가셨나보다. 설사와 구토를 하신다는데 함께 식사하신 시부모님께서는 이상이 없으신 걸로 봐서 음식 문제는 아닌것 같다고 하셨다. 워낙 체력이 약해지신 상태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신것 같았다.
"별일은 없겠지요...?"
"그러게... 별일 아니었으면 정말 좋겠는데... 워낙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라..."
그런데 다음날 아침, 시어머니께서 전화로 무서운 소식을 전해주셨다.
"마리필립이 코로나에 확진이라는구나... 일단 우리도 최대한 빨리 테스트 받을테니 결과가 나오는대로 알려주마. 아직까지 아무 증상이 없는걸로 봐선 우리는 아무 문제 없는것 같아. 그래도 혹시 모르니 결과가 나오기전까지는 너희들도 외출을 삼가하는게 좋을 것 같다."
으아... 정말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나는 건강하니까 코로나에 걸리는건 그리 걱정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세드신 시부모님을 생각하니 조마조마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시부모님께서는 음성이라고 검사 결과를 받으셨다. 휴우...
그래도 미스터리는... 마리필립아주머니는 어디에서 옮으신걸까... 시댁을 다녀가신 직후에 증상이 나타났는데... ? 돌아가실때 어디에 들르셨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코로나가 아주 가까이 스쳐지나간 기분이 들어서 아찔했다.
그나저나 마리필립아주머니께서 무사히 코로나를 물리치셨으면 좋겠다 ㅠ.ㅠ
시어머니의 친구분댁에 놀러갔어요 (feat.개구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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