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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온 식구들 혼을 쏙 빼놓는 요물 아깽이

by 낭시댁 2022. 10. 25.

지난주 토요일 아침, 자서방이 혈액검사를 받을 일이 있어서 lab에 따라가게 되었다.

그런데 입구에서 발견된 낯익은 전단지. 바로 우리 모웬이다 ㅠ.ㅠ

시부모님께서 여기까지 붙여놓으신 것이다. (부착을 허락해준 이곳 직원들도 참 친절한것 같다.)

시부모님이 떠올라서 목이 메이려던 찰나에 시어머니로 부터 짧은 영상이 도착했다.

정신없는 탈린을 황당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이스탄불의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다ㅋㅋㅋ

눈에서 레이져쏘는 이스탄불.gif

[탈린을 바라보는 이스탄불의 눈이 웃겨요ㅋㅋㅋ]

[그러니까!]

[근데 영상이 너무 짧아요. 좀만 더 길면 좋았을텐데요.]

[탈린을 길게 촬영하는건 불가능해.... ]

[ㅋㅋ하도 움직여서요?]

[너무 빨라...]


혈액검사를 끝내고 집으로 차를 운전하던 자서방은 갑자기 시댁으로 방향을 틀었다. 시부모님이 보고싶었나보다.

아니 자서방은 시부모님보다 탈린이 더 보고싶었던것 같다.

"무스카델보다 예쁜것 같지않아?"

"아니. 탈린도 예쁘지만 제일 예쁜 고양이는 언제나 무스카델이야."

대답은 그렇게 하면서도 눈에서는 꿀이 떨어지는 자서방.


나는 이스탄불을 찾아 테라스 문을 나섰다. 비온 직후라 가을정원이 싱그럽게 깨어난 느낌이다.

난 탈린보다 네가 더 좋아...


테라스 한켠에 있던 여름별장에 있던 이스탄불은 웃긴 목소리로 '냐...' 하면서 반갑게 달려나왔다.

가을에도 시댁 정원에는 꽃이 만발하다. 빗물을 머금은 알록달록한 꽃들을 구경하며 나는 이스탄불과 함께 잠시 정원을 거닐었다.

그리고 정원 외곽으로는 튼튼하고 높은 철창이 세워져있었다. 이거 설치 하는데 3천유로라고 하셨던가... 일전에 설치했던 울타리가 충분히 튼튼하지 않은것 같아서 다시 설치하신거라고 한다.

아직 모웬이 돌아올까봐 한쪽을 열어둔 상태라 탈린은 한동안 외출금지이다. 아마 내년 봄까지는 계속.... (틱스랑 대면하는 모습은 빨리 보고싶은데...)

깻잎 줄기마다 이제 씨앗이 올라왔다.

탈린은 정말 쉴새없이 뛰어다닌다. 뭐가 그리도 궁금하고 신기한지...

우리가 차를 마시는 동안에는 잠시 차분하게 앉아있으려나 싶더니 또 그새 급발진해서 이스탄불을 놀래켰다.

총알냥이.gif



시어머니께 하소연 하는 이스탄불 : "어머니, 저 녀석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창밖을 보며 조용히 사색하고 있던 이스탄불옆에 어느새 탈린이 파리를 쫒아다니며 팔딱거리고 있었다. 그것을 체념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스탄불 ㅎㅎ

이스탄불은 요즘 모웬이 더 보고싶은것 같다.

"너랑 꼭 닮은 녀석이 들어왔는데, 너보다 더 정신이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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