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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프랑스 어느 도서관에서 열린 복고풍 파티

by 낭시댁 2023.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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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파티 복장 챙겨주시는 시어머니
 
드디어 그날이 왔다. 파뤼파뤼! 
 
에리카네 커플은 시간 맞춰서 우리집 앞까지 픽업을 와 주었다. 마이크의 중학교 동창, 기욤도 함께였다.
 
주차를 한 후, 행사 장소인 낭시 도서관까지 잠깐 걷는동안 우리는 유난히 추운 날씨에 이를 부딪히며 덜덜 떨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후끈한 열기가 야외까지 전달되는 듯 했다. 라이브 연주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우리처럼 들뜬 표정과 레트로 복장을 장착한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도착하고 있었다. 오 신나! 
 

 
이런 오래된 도서관에서 파티를 할 생각을 하다니 프랑스인들은 정말 재미를 아는 것 같다. 
 
입구에서 관계자들이 일일이 입장객들의 이름을 명단에서 확인하고 입장시켜주었다. 무료행사였는데 음료수 쿠폰도 두 장씩 나눠주었다. 인심도 후하다. 아이러브 프랑스! 
 
1층에서 옷과 짐을 맡아주었는데 그곳에서 에리카가 외투를 훌러덩 벗었을때 속에 감춰져있던 그녀의 화려한 여름 드레스가 그제서야 드러났다. 아... 난 추울까봐 꽁꽁 싸메고 왔는데... 거기다 컨셉 맞춘다고 시엄니 구두까지 빌려신고 두꺼운 스타킹까지 신고 왔건만ㅎㅎㅎ
그러고보니 한여름 드레스를 입고 샌들을 신은 사람들이 꽤 많네. 나이를 먹으니 자꾸 어딜가나 추울까봐 만반의 채비를 하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다음번에는 나도 훌러덩 벗고 올테다! 
 
윗층으로 올라가자 행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책냄새 가득한 오래된 도서관에서 파격적인 복장을 한 무희들을 보니 더 생소하고 재미있다.  

 
한켠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는데 무희와 함께 즉석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고 있었다.

우리도 가서 줄서자! 
 

 

사람들의 연령대도 다양하고 파티복장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각자 본인들의 개성을 살려서 당당하게 입고 온 모습을 보고 나도 어깨를 활짝 폈다. 나도 꿀리지않아. 무려 울 시엄니의 기운이 깃든 내 복장이다. 

 
옆에 굉장히 오래돼 보이는 서랍장이 시선을 끌었다. 이것도 30년대부터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일까. 오늘의 파티를 본 소감을 물어보고싶다. 

 
에리카랑 즉석사진을 찍으면서 셀카도 후다닥 찍었는데 저 멋진 언니가 한컷도 놓치지 않고 다양한 표정을 지어주었다. 아 감사합니다.  

 
이때 살짝 놀랐던게,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대놓고 우리 사진을 찍더라는 점. 카메라보다 더 가까이 나와서 웃으면서 우리 사진을 찍어갔다;;  누가 보면 지인인줄 알았겠지. 혹시 내 치마가 웃겼던걸까... 아니면 내 구두가....? 이거 울 시엄니가 주신건데요... 
아니야 우리가 이뻐서 그런거라고 생각하자. 
 
즉석사진은 인원수대로 뽑아줬다. 인심 후하다. 

오늘의 공연 순서였다. 자정까지 공연팀이 이어질 예정이구나. 
나는 봐도 누가 누군지 모르는데 마이크는 일일이 설명을 해 주었다. 저 중에 댄스팀도 있다고... 

 
이제 음료를 받으러 가 볼까? 
 
3가지의 음료가 준비돼 있었는데 펀치랑 모히또랑 또 머시기... 다 무알콜이었다. 에리카의 한숨소리가 떠오르는군.

 
모두 자원봉사자들이겠지. 다들 어찌나 친절한지...
 
펀치를 시켰더니 위에 생과일을 끼워주었다. 
나중에 모히토를 주문했을때는 마시멜로 꼬치를 얹어주었다. 
 

섹시한 에리카의 뒷태.
그녀는 정말 다양한 소품을 준비해 왔다. 온라인으로 주문한거라는데 화려한 귀고리랑 복고풍 검은색 긴 장갑... 나도 그녀에게 머리 장식을 빌렸다. 역시 파티를 아는 민족 필리피노. 내가 배울점이 참 많다ㅎ

이제 슬슬 사람들이 공연장(으로 변신한 도서관)으로 모여들었다. 우리도 인파속으로 조금씩 섞여들었다.  

감미로운 재즈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첫곡부터 춤을 추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 너무 즐거워! 오늘 파티 완전 재미있다!" 
 
내 말에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나는 너무 흥겨웠다. 술도 안마셨는데 분위기에 흠뻑 취한 기분이랄까... 
나름 다양한 파티를 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나에게있어 완전 이색적인 체험이었다. 
 
여러모로 프랑스인들은 정말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구나.
부럽다는 생각이 들다가... 엥? 나도 지금 여기에 있는데!? 
나도 이렇게 소소한 재미를 놓치지 않고 즐겁게 살고있구나. 잘한다 요용. 
 
 
자세한 공연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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