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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오늘도 유쾌했던 시댁 나들이

by 낭시댁 2023. 11. 27.

이사한 후 시댁에 조금 더 멀어진 이유인지 방문 횟수가 줄어들었다. 특히 요즘에는 비가 자주 와서 엉덩이가 더 무거워지는것 같네…
 
이날도 비가 부슬거리긴 했지만 주말이라 자서방을 대동하고 함께 갈 수가 있었다.

 
올해도 시댁 살롱은 벽난로 덕분에 훈훈하다. 

벽난로 옆에 장작을 쌓아둔 새로운 가구가 눈에 띄었다. 항상 바구니에 장작이 담겨있었는데 이렇게 쌓아올리니 확실히 깔끔하고 보기가 좋다. 
 
"저건 못보던거네요. 보기 좋아요." 
 
내 말에 아버님이 씨익웃으며 말씀하셨다. 
 
"저기에 장작을 채우러 너희가 일주일에 한번씩 와 주어야 해."
 
"그럼요! 기꺼이요! 제가 매주 와서 채워드릴게요."
 
서로 농담처럼 말하긴 했지만 내 대답은 물론 진심이다.  

 
"근데 옆에 리모콘같은 장치는 뭐예요?" 
 
내 말을 들은 어머님께서는 직접 보여주겠다며 따라 나오라고 하셨다. 

우와! 도르레가 있네?! 
어머님은 리모컨을 눌러서 도르레를 작동시키는것을 보여주셨다. 오 신기하다. 
 
"미슈가 계단으로 장작을 나르는게 힘들어서 설치한 거야. 이젠 문제없지." 
 
우리가 매주 장작을 채우러 와야 된다고 말씀하신것은 농담이셨던 것이다. (자서방은 이미 알고있었다고 한다...)
 

 

 
잠시 후 마누가 찾아왔다. 시어머니 절칠인 파티마의 남편. 
 
여전히 활기차고 서글서글한 얼굴로 우리와 반갑게 인사했다. 
 
사실 장작나르는 도르레에 약간의 보수가 필요해서 그걸 도와주러 온거라고 했다. 어찌나 친절한지...! 
 
뮤지션이면서 동시에 음악행사 제작일을 하는 마누는 얼마전 파리에 출장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파리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아들의 아파트에서 머물다 왔는데 그 아파트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한다! 13만 유로에 구입한 작은 아파트인데 우리돈으로 계산하면 1억 8천이 넘는다. 파리 집 값 비싼거야 알지만 화장실이 없는데 아파트라 부를 수 있는건가... 엄청 작지만 부엌과 샤워시설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볼일을 보려면 아랫층 공용화장실을 가야 한다고... 
 

 
개냥이 모웬은 가운에 앉아 있다가 누군가가 호출하면 그 무릎위로 뛰어 올라갔다. 일종의 대기중인것이다ㅋ

 
다같이 커피를 마실 때 어머님께서 초콜렛 상자를 돌리셨다.
마누는 "와! 맛있는 초콜렛이다!" 라고 기뻐하며 한 조각을 집어들었다. 내 차례가 왔을때 나는 카페인에 취약해서 잠시 다크 초콜렛을 끊은 상태라고 거절했다. 그랬더니 마누가 소년같은 표정을 지으며 어머님께 이렇게 말했다.
 
"그럼 제가 대신 하나 더 먹으면 안돼요?" 
 
"세 개 더 먹어도 돼!" 
 
어머님께서 굉장히 좋아하셨다. 자서방과 나이가 비슷한데 시부모님과는 친구처럼 아들처럼 아주 살갑게 지낸다. 
 
우리는 마누에게 새로 이사한 아파트의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무스카델 사진도 함께.
 
"조만간 초대할게요. 비빔밥이라는 한국음식 만들어줄게요." 
 
이 초대는 내가 아니라 자서방이 한 것이다. 
 
"남편, 비빔밥도 할 줄 알아?" 
 
내가 한마디 했더니 마누와 자서방이 동시에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이 요리한다는거지." 
 
ㅋㅋㅋ 그럼 그렇지.
 
"기꺼이요! 꼭 놀러오세요." 
 
 
오늘도 즐거웠던 시댁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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