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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웬일로 김치를 달라고 하시는 프랑스 시어머니

by 낭시댁 2023. 11. 7.

시댁에 들렀다가 돌아온 자서방이 배추와 무를 들고왔다. 
 
"엄마가 너 갖다주래." 

 
언제 봐도 반가운 배추와 무. 
시어머니께 감사의 메세지를 드렸더니 이렇게 답장이 왔다.
 
[혹시 너 김치하면 나 작은병에 조금만 담아줄래?]
 
어머님께서 김치를 드시겠다고 말씀하시다니...!? 처음이다! 
 
매워서 못드신다던 김치를 이제와서 시도하시려는 동기는 뭘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혹시 주변 지인들로부터 김치 이야기를 자꾸 듣다보니 시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신게 아닐까... (김밥도 그런식으로 시도하신거라...)  

어머님 지인들이 가끔 나더러 김치가 몸에 좋다더라, 김치를 좋아한다, 이런 말을 할때 마다 어머님께서는 "맞아, 그래서 나도 김치 좋아해!" 라고 (내 눈을 피하시며) 말씀하시는 걸 몇 번 봤었는데… 흠 🤨🧐
 
안그래도 김치를 하려고 배추를 사다놨었는데 말 나온김에 바로 해야겠다. 
 

 
어머님을 위해 조금 덜 맵게 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지만 어차피 조금만 드실테니 그냥 내 입맛에 맞게 고춧가루를 팍팍 넣었다. 
 
어머님도 기왕이면 진짜 김치맛을 보시는게 낫지 암…
 

 

 
무는 김치에 조금만 썰어넣고 나머지는 피클을 담았다. 김밥 싸먹어야징.

 
어머님 드릴 김치는 작은 병에다 예쁜(?)줄기만 골라서 꼭꼭 눌러담았다. 많이 담았다가 혹시나 입맛에 안맞으셔서 아까운거 버리실까봐... 맛있다고 하시면 큰 통 다 드리는것도 아깝지 않다. 

 
배추 두 포기 중 겉잎은 여러장 따로 뜯어놨다. 밥 먹을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배추전 한 장씩 부쳐먹을라고. 

 
미역국이랑 신김치 그리고 배추전으로 (밥은 옆에있음) 맛있는 한끼를 먹었다. 


어머님이 과연 김치를 맛있다고 하실까? 
처음부터 맛있게드시진 않을것 같지만 그래도 이렇게 조금씩 한식과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시니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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