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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이것이 바로 끌어당김?

by 요용 🌈 2025. 4. 1.

얼마전 메모를 할 게 있어서 연습장을 하나 꺼내서 펼쳤다. 
 
그러다가 작년에 별 생각없이 대충 갈겨쓴 메모를 그 속에서 발견했다. 
 
 
나의 새 반려자는 이런 사람이다. 
 
다정하고 정이 많고 공감을 할 줄 안다.
감사함을 표현할 줄 알고
소중한 사람들을 소중히 여길 줄 안다.
현명하고 실용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지만 남을 존중한다.
아름다운 것들에 감사하고 작은일에도 웃음과 행복을 나와 공유한다. 
사교적이고 밝고 긍정적이다.
친구들과 커플 동반 모임을 즐기며
나와 취미 여가를 다양하게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신체와 정신이 건강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좋아해 주려고 노력한다.
나의 베스트프렌드이다. 
예의가 바르다.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 서로에게 휴식과 평화를 준다.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따뜻하다.
서로를 웃게한다. 
 
 
작년 1월쯤이었을 것이다.
 
나와 이혼하겠다고 우기던 전남편에게 나는 애걸복걸하며 원없이 매달렸다.
내가 자신을 영영 용서하지 못할거라는걸 알기 때문에 우리의 이혼은 불가피하다고 그 사람은 말했다.
내가 이혼을 안하겠다고 계속 고집부린다면 경찰을 동원하겠다는 선언을 들었을 때서야 나는 모든것을 단념했다. 
10년동안 내 가장 측근이자 동반자였던 사람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절망이었다. 
 
내 인생 가장 빛나는 시기에 잘못 만난 남편때문에 나는 십년을 허비했다. 내 인생의 가장 황금기를 덧없이 날렸다. 
커리어도 잃었고 모아둔 돈도 없었다. 그렇게 원했던 아기도 갖지 못한채 나이만 먹고 흰머리만 잔뜩 얻었다. 호기롭게 출판한 책은 홍보도 못해보고 모든 계획을 접어야했다. 
 
밤낮으로 울다가 어느날 울음을 그쳐야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몰랐지만 그래도 살아야했다.
 
그때 내가 이런걸 썼던가보다.
오기였을까. 아니면 작은 희망이라도 느끼고 싶었던걸까.  
떠오르는대로 두서없이 갈겨썼다. 
어떻게든 다시 잘 살아낼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싶었던것 같기도 하다. 
 

 
버거씨를 만나기 전에 쓴건데?
한 줄 한 줄 모든 내용이 다 버거씨를 가리키고 있었다.
혼자 어찌나 소름이 돋던지. 
 
이런걸 끌어당김이라고 하는건가. 
 
이 싸구려 연습장은 마법 노트였던가. 
 
이 세상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기적으로 가득찬 곳이 맞는것 같다.
내가 겪어야 했던 시련은 결국 나를 위한 과정이었고 나는 그 과정을 잘 이겨내고 있는 덕분에 세상이 나에게 조금씩 보상을 주고 있는 것 같다.
 
버거씨는 세상이 나에게 준 선물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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