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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나만 빼고 다들 운동하는것 같다.

by 요용 🌈 2025. 4. 5.

화창했던 일요일 아침. 

창가에 마주 앉아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친 우리는 스타니슬라스 광장에 가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오늘 비소식이 있었는데 날씨가 좋기만 하구나. 

 

그런데 갑자기 요란한 드럼소리와 함성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수많이 인파가 줄지어 모여있네? 

아하! 작년 이맘때쯤에도 마라톤이 있었지! 

낭시 세미 마라톤. 

바로 이곳이 출발/결승지점이었던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버거씨 결승지점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을 보자 눈을 반짝이며 달려갔다. 

 

21,100m 코스라는데 우리가 도착했을때 1시간 20분대로 도착하는 선수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나라면... 오는 중에 계속 쉬느라 만 하루가 걸릴것 같다ㅋㅋ 

선수들이 들어올때마다 사람들은 모두에게 일일이 힘찬 함성을 보내주었다. 그 모습이 재미있어서 우리도 같이 서서 힘차게 손뼉을 쳤다. 

검은옷을 입은 저 자매는 아마 아빠를 응원나온듯 했다. 선수들이 도착 할 때마다 힘찬 함성으로 응원해주다가 아빠가 들어왔을때는 그녀들의 함송소리가 하늘을 찌를 듯해서 보는 사람들마다 웃음짓게 했다. 

[서두르세요! 도착하면 맥주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사람들의 응원 메세지들도 다양했다. 

 

한 20분정도 서서 구경하다보니 하늘이 어느새 흐려졌다. 

 

이제 우리 커피 마시러 가자!

디카페인 라떼를 주문할 땐 "데카올레 실부뿔레~" 라고 말하면 된다.  

어느새 내가 프랑스어로 자연스럽게 주문을 하고 있잖아? ㅋ

 

 

구름이 몰려오더니 한차례 비를 뿌렸다. 정말 변덕이 심한 날씨군. 

 

비가 그친 후 우리는 페피니아 공원을 한바퀴 산책했다. 

 

 

그곳에서 나는 내 친구 엘라를 우연히 만났다! 

 

멀리서부터 우리를 발견하고 다가오던 엘라를 발견하자마자 나는 비명처럼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엘라!!!" 

 

 볼인사를 하고 짧은 대화를 나누는데 한 그룹의 젊은이들이 쭈욱 둘러서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네? 당황스럽군. 

 

"저 사람들 지금 너 기다리고있는거야?"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 청년들에게 손을 흔들어주었고 그들 중 몇명이 화답해주었다. 

아 그러고보니 엘라를 포함한 모두가 러닝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럼 너 이제 가 봐. 연락할게. 조만간 에리카가 집으로 초대하겠다고 하더라." 

 

러닝크루인가? 

 

다시보니 열명쯤 되는 일행들이 아기새처럼 엘라의 뒤를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엘라가 저기 리더인거 맞지?" 

 

내 말을 들은 버거씨 고개를 끄덕였다. 

 

엘라는 여전히 활기차게 살고 있구나. 슴두살인 내 친구 덕분에 운동에 대한 동기부여가 팍팍된다. 

 

나도 운동해야겠다...

 

내 혼잣말을 들은 버거씨는 주말마다 내 운동을 책임지겠단다. (참고로 버거씨는 학창시절 유도를 꽤 오래 했고 지금은 기본 10킬로씩 조깅을한다.) 

 

말 나온김에 우리는 오후에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러닝보단 그래도 자전거가 낫지. 관절을 생각해야 하는 나이라... 

 

조금씩 하자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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